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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파업 의사와 의대생에게 돌아갈 길 터줘야”
  2020-08-28 13:29:26 입력

2020년 8월14일 1차 파업을 진행했던 의사협회에 이어 졸속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정책에 대한 정부의 강행 의사가 바뀌지 않자 의료의 최전선에 배치된 대학병원 전공의들이 8월21일부터 점차적 파업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8월23일 현재 전체 전공의 81% 정도가 참여한 가운데 인턴, 펠로우(전임의) 등 나머지 20% 정도는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투석실, 선별진료소 코로나19 대응 인력으로 남아 필수 진료만 담당하고 있습니다. 8월26일부터 28일까지는 의사협회 전체가 2차 파업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코로나19 전염병의 2차 확산이 우려되는 엄중한 상황에서 아픈 환자들을 볼모로 강 대 강 대치로 가는 것이 옳지 않다고 정부 쪽 편을 들며, 의사들이 파업을 철회하고 진료실에 돌아가서 정상화하고 추후 정부와 협상하라는 것이 많은 언론사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의사들은 지금이 파업을 해서라도 버티고 이겨내야 하는 마지막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문제는 의협과 협의가 없었고, 공청회 과정도 전혀 없이 졸속으로 이미 다 결정한 후 이제 입법 과정만 남겨 놓은 단계입니다.

서남의대 사건을 통해 실습 나갈 병원도 없고, 시설이나 교수 인적 자원도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의대는 수련은커녕 의사 졸업도 불가하다는 쓰라린 경험을 하였습니다.

또 돈 때문에 항암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에게 쓰여야 할 건강보험료가 성분과 효과, 부작용 그 무엇도 검증되지 않은 한방 첩약 급여화에 쓰이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과하였고, 우리나라 1차 의료 자체가 붕괴되는 의료 재앙적 사태를 불러올 것이라고 예상되는 원격의료 등이 의협에서 주장하는 4대악 의료정책인데, 이렇듯 이미 4가지가 다 정해진 상태에서 의사 파업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언제든 법을 통과시킬 수 있는 180석 거대 여당이며, 공공의대는 정권에게 엄청난 선거 호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정부가 보여줬던 속도전과 막무가내 밀어붙이는 과거 모습으로 판단한다면, ‘4대악 의료정책’을 쉽게 철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의사단체도 만만치 않은 게 사실입니다. 2000년 파업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의대생과 전공의가 먼저 앞장섰습니다. ​그러면서 의대생들이 낼 수 있는 가장 센 카드를 사용하였는데, 이미 의사 국시를 취소한 상태에서 본과 4학년 유급은 확정되었습니다.

그렇게 장기화되면 전 학년 유급이 되는 것입니다. 인턴과 전공의도 곧 사직서를 제출하는 최강의 카드를 사용할 것입니다. 사직서가 아니라도 장기화되면 마찬가지로 수련 인정이 안되어서 한해 동안 전문의 배출이 막히게 됩니다. 4000명의 전문의를 더 늘리려다가 오히려 3500명의 전문의를 잃어버리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의대생과 수련의가 본인들의 최후 무기를 선제 공격으로 쓸 만큼 여간해서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각오입니다. 이제 그 바톤을 선배 의사들이 받게 되었습니다.

정부는 의료인들이 진료 현장을 지키지 않을 경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실행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하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것은 국민이 정부에 부여한 최우선적 의무이며, 정부는 이를 엄격하게 이행해 나갈 것이라는 협박성 멘트를 잊지 않습니다.

진정 정부가 국민들을 위한다면 파업하는 의사와 전공의, 학생들이 병원과 진료실,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철회하고 처음부터 다시 심도 있게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심사숙고하여 정책을 세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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