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 집을 방문한 적이 있다. 비슷한 아파트 살림이어서 별로 크게 다른 것은 느끼지 못했지만 유난히 눈에 많이 들어오는 물건이 있었다. 숯이 그것이다. 그 집은 베란다에 숯이 많이 쌓여있었고 거실, 각방, 다용도실, 화장실 곳곳에 숯을 한 쪽에 놓아두었다. 냉장고 속까지 숯을 넣어 놓았다고 한다. 왜 숯을 방방에 놓아두었을까? 직접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궁금증이 일어났다. 아마도 습도 조절과 냄새 탈취 및 전자파 차단 목적으로 놓아두지 않았을까?
숯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삼국사기’에 처음 사용 기록이 나타난다. 즉, 신라 49대왕인 헌강왕 6년 경주의 민가 10만호가 장작 대신 숯으로 밥을 지었다는 기록이 있다. 신라 전성기에는 나무 장작보다 숯을 많이 사용했다는 기록인 것이다. 당시 경주에서는 숯으로 취사를 하다가 질식되었다는 기록도 나오는데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실내에서 주로 흑탄을 사용하다가 이런 사고들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숯은 백탄과 흑탄으로 구별되는데, 백탄은 숯가마 속에서 1,000℃ 이상의 높은 온도로 구워 내부의 가스가 모두 타고 없는 숯이므로 숯불구이나 다리미질을 할 때 사용하며 냄새가 잘 나지 않는다. 백탄의 표면이 흰 것은 가마에서 벌겋게 달구어진 상태로 꺼내어 급히 흙을 덮어 식히는 순간 숯 표면이 살짝 연소하기 때문이다. 흑탄은 450~800℃의 낮은 온도에서 구운 다음 가마의 굴뚝, 문, 통풍구를 완전히 밀폐시켜 불을 끄고 서서히 식혀 만든다. 숯 표면이 연하고 색깔이 검은 흑탄은 백탄보다 오래 타지는 않지만 휘발하는 가스가 많아 열량은 오히려 백탄보다 높다.
합천 해인사에는 국보 32호인 팔만대장경 목판이 760년간 잘 보존되어 있다. 목판은 본래 습기에 매우 취약한데 이렇게 오랫동안 잘 보존된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비밀은 숯에 있다. 대장경 수장고인 장경각 건물 바닥은 땅을 깊이 파서 숯을 대량으로 쌓아 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마철이나 습도가 높은 날이면 바닥이 습기를 빨아들이고 반대로 가뭄이 들 때에는 바닥에 숨어있던 습기가 올라와 자동적으로 습도 조절을 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습도가 높을 때 대장경판이 썩어들어가는 것을 방지해주고 건조할 때 판이 갈라지는 현상을 방지해주는 것이다.
고온으로 구운 숯 표면에는 무수한 미세 공기구멍이 있어 습기를 물리적으로 흡착 방출하는 습도 조절기의 역할을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팔만대장경이 오늘날까지 잘 보존되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데 일등공신은 숯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장작과는 달리 수분이 없는 숯은 연기가 나지 않고 썩지 않으며 에너지 밀도가 높아 불기도 오래 간다. 숯불은 근적외선을 방출하며 숯불구이를 하면 고기 내부까지 잘 익고 나무 향도 배어 맛도 더 좋다고 한다.
인류의 문명은 숯불을 보존 활용한 것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우연히 불을 발견하여 이를 보존하는 것도 숯불이었고 또 불을 이동하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숯불이었고 대장간처럼 철광석을 녹여내 쇳물을 다루며 청동기, 철기시대를 열어 전쟁의 무기와 농기구들을 사용할 수 있게 하였으며 인류의 문명을 발전시키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게 된 것이다.
고온에서 구운 숯일수록 함유되어 있는 휘발성분이 적어 전기저항이 작고 전기전도성이 높아지므로 에디슨이 백열구 전구를 발명할 당시 필라멘트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 필라멘트는 1,000℃의 고온에서 구운 대나무 숯을 사용한 것이다. 이 대나무 숯은 TV나 컴퓨터, 휴대폰, 가전제품에서 방출되는 전자파를 차폐할 수 있다. 또 숯은 화장실 악취의 원인인 암모니아 같은 냄새 분자를 화학적으로 흡착할 수 있고 새집 증후군을 일으키는 공해 물질인 톨루엔을 물리적으로 흡착하고 가벼운 포름알데히드는 화학적으로 흡착한다고 한다. 그래서 사무실이나 방, 화장실에 숯을 놓아두는 것은 웰빙의 생활방식이다.
나무 속 미네랄은 숯으로 구우면 열분해되어 물에 녹기 쉬운 미네랄로 바뀌게 되고 따라서 숯을 가루로 갈아 식물의 뿌리 부근에 뿌리면 귀중한 비료 성분이 된다. 퇴비의 경우는 썩어 숙성되어야 비료 효과가 있지만 숯가루는 금방 녹아나와 속성 비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숯 표면에는 무수한 구멍이 있어 미생물이 살기 쉬운 근거지가 되므로 여기서 증식한 미생물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통기성, 보습성과 같은 토양의 성질을 개량하는 효과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히 숯가마 찜질이 전국적으로 보급되어 있다. 숯을 구울 때 숯가마 내부 온도는 1,300℃까지 올라가므로 숯가마는 완전한 무균실이 된다. 숯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을 쬐면 신체 심부의 세포를 데워 체온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 이 원적외선은 세포를 구성하는 수분과 단백질 분자를 1분에 2,000번씩 미세하게 흔들어 주어 우리의 세포조직이 활성화되고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장기의 움직임이 좋아지며 신경통, 근육통을 치유할 수 있다. 그리고 기분을 개선하고 불안감을 경감하여 보완 의료요법으로 기능성이 있음이 확인되어 앞으로는 외국인들에게 숯가마 찜질이 한국형 온열욕 관광상품으로 개발되면 새로운 시장성 있는 사업이 될 것이다.
웃음 치유도 숯가마 속에서 찜질하면서 하면 효과가 배가 될 것이다. 숯가마 속에서 허허허허 하며 웃으면서 땀 흘리며 찜질해 보아야겠다. 숯불구이 삼겹살이라도 해 먹으며 웃음꽃을 피우고 싶다. 썩지 않는 숯과 같이 웃음은 사라지지 않고 내 마음 속에 차곡차곡 쌓일 것이다.
하하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15초 웃음의 기적>, <웃음은 인생을 춤추게 한다>, <일단 웃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