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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동두천시 생연동 중앙시장 입구. |
1967년 경기도 동두천시 구시가지 중심인 생연동에 자리잡은 이래 IMF 뒤 또 한차례 고비를 맞고 있는 중앙시장. 전성기 때는 사람들이 어깨를 부딪히며 장을 보던 중앙시장이 동두천 신시가지 조성, 대형할인마트 등장에 이어 최근 불어닥친 전세계적인 경제한파 등 계속되는 ‘악재’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앙시장 통은 종종 이어지는 쇼핑객의 발길 때문에 그래도 동두천 ‘중앙’ 시장이라는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앙시장상인회(회장 이상국)를 중심으로 상인들은 ‘전통시장 활성화’의 기치를 높이 올리며 새로운 희망을 담금질 하고 있다. ‘위기는 기회’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경쟁력 갖추기’ 가 목표
중앙시장상인회는 2009년에는 ‘환경 친화적 전통시장으로 활성화하여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히 먹거리, 일상생활용품 등 전통시장의 면모를 갖추는 것은 물론 각종 이벤트를 개최하여 젊은층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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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시장상인회 이상국 회장. |
아울러 노인이나 자녀를 동행한 주부들의 편의제공을 위해 시장통로에까지 작은 쉼터를 조성하여 이미지 개선에도 노력할 방침이다.중앙시장상인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고객지향의 농산물, 반찬, 정육, 수산물, 일용생활용품, 먹거리 등 6대 업종별 핵심점포를 육성하고 부가가치를 높이는데도 매진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이같은 목표들을 실현하기 위해 이상국(55) 회장은 지난해 5월 동두천시에서 33년간 근무하다 사무관으로 퇴임한 주창수(64)씨를 상인회 사무국장으로 영입하고, 세밀한 계획을 구상했다.
이상국 회장은 “정부와 중소기업청 시장경영지원센터, 동두천시의 특별한 관심 속에 지원대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주창수 사무국장과 동두천시, 상인들과 힘을 모아 오랜 전통시장으로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중앙에 위치한 입지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고객을 위한 세심한 배려 ‘고객사랑방’
중앙시장은 2003년부터 전통시장 활성화 일환으로 시설현대화사업에 42억원, 경영현대화사업에 6억3천400만원을 지원 받아 아케이드 설치, 물류창고 및 주차장 건립, 구조개선 공동사업 등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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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시장 고객사랑방에 설치된 고객쉼터인 수다카페와 어린이놀이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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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시장 곳곳에 비치된 카트(왼쪽). 중앙시장 할인쿠폰과 재래시장 상품권(오른쪽). 상품권은 동두천시재래시장협의회와 새마을금고가 발행하고 지역민들이 사용하고 있다. |
상인회 사무실을 겸용한 고객사랑방을 만들어 내부에 쉼터, 수유방, 놀이방을 만드는 등 고객편의를 위한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또 고객유치를 위해 방송사인 mbn, OBS와 이벤트를 열고 KBS ‘6시 내고향’에 출연하여 중앙시장을 알려왔다. 시장경영지원센터 지원으로 경영현대화를 위한 상인대학도 열었다. 중앙시장 할인쿠폰과 상품권을 도입하고, 쾌적한 쇼핑을 위해 카트도 설치했다.
덕분에 매출도 꾸준히 회복되는 추세였으나 최근의 경제한파가 또다른 걱정거리이긴 하다.그래도 상인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있어 ‘전통시장의 저력’을 실감하게 한다.
이상국 회장은 “옛향수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다시 전통시장을 찾고 있다”며 “대형할인마트끼리 싸우다보면 오히려 전통시장이 살아남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희망섞인 전망을 하고 있다.
주창수 사무국장은 “앞으로는 가격 정찰제, 신용카드 결제, 소포장제, 원산지표시제 등을 도입하고, 대표상품을 부각시켜야 한다”며 “더 강한 경쟁력을 키우려면 우리 중앙시장과 함께 인근 제일시장, 큰시장을 잇는 길을 쇼핑 스트리트로 만들어 상권의 핵심으로 육성하면 좋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단법인 중소기업혁신전략연구원 박현배 교육본부장은 “중앙시장은 한수이북에서는 경영전략이 앞서가는 시장 중 하나”라며 “앞으로 특산품 및 문화상품이 개발되면 대표시장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이며, 그동안 진행된 시설·경영현대화사업과 상인대학 등을 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 급격하게 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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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시장상인회 주창수 사무국장(오른쪽), 중소기업혁신전략연구원 박현배 교육본부장(왼쪽). |
오세창 동두천시장 “전통시장 활성화 노력”
이같이 다양한 희망에는 오세창 동두천시장도 함께 하고 있다.
오세창 시장은 1월8일 오전 중앙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하고 희망을 잃지 말기를 당부했다. 중앙시장상인회를 찾은 오세창 시장은 “중앙시장은 물론 전통시장 활성화에 관심을 더 쏟겠다”고 약속했다.
오세창 시장을 수행한 동두천시 투자유치과 전통시장 활성화 담당자인 곽미영씨는 “해마다 4~5회씩 진행해온 각종 이벤트를 올해도 준비하고 있다”며 “이벤트를 통해 고객유치는 물론 중앙시장의 존재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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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세창 동두천시장(가운데)이 1월8일 오전 이상국 중앙시장상인회장(왼쪽)을 방문해 시장 경제상황을 물은 뒤 유명한 '동두천 김치만두'를 먹어보고 있다. |
1989년 문을 열어 20년째 쌍둥이 이불커튼을 운영하는 조용진 사장(왼쪽)은 “업종에 따라 부침이 있다”며 “우리 가게는 올해 신창아파트, 월드메르디앙아파트 등의 입주가 시작되면 매출이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진 사장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신시가지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월매출이 1억원이 넘을 정도로 장사가 잘됐고, 밥 먹을 시간도 부족했다”며 “우리 중앙시장은 어깨를 부딪히며 다닐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지금은 보시다시피 인적이 드물지만, 의정부처럼 도시가 확장되면서 전통시장도 중심상권으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진 사장은 또 “괜히 언론에서 어렵다 어렵다 떠드니 시민들이 돈을 더 안쓰는 것 같다”고도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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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둥이 이불커튼 조용진 사장. |
7년째 옥희만두를 운영하는 오옥희 사장(아래)은 “동두천 김치만두는 전국적으로 유명하여 겨울에는 전국에 택배를 보내고, 명절 때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만두를 사러 많이 오셨다”며 “요즘은 매출이 많이 줄었다”고 귀띔했다.
김치만두와 고기만두, 야끼만두 각각 1인분이 2천원. 오옥희 사장은 “3년 전에 딱 500원 올렸다”며 “경기도 어려운데 시민들과 같이 고통을 나누고 싶어 더 이상 가격은 올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익은 없어도 마음은 편해요. 좋아지겠죠”라는 오옥희 사장의 말이 푸근한 전통시장의 인심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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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희만두 오옥희 사장. |
“중앙시장 전 지역을 현대화했으면”
한편, 중앙시장상인회는 올해 역점 숙원사업으로 아케이드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아래 사진)의 시설을 현대화하고 싶어 한다.
중앙시장 점포수는 201곳인데, 현재 176곳이 영업 중이다. 이 중 총 112곳이 아케이드 미설치 지역에 몰려 있다. 중앙시장 면적이 9천436㎡인데 미설치 지역은 5천164㎡나 된다.
주창수 사무국장은 “2003년 시설현대화사업 때 함께 추진했던 지역인데, 부동산업체 땅이 넓어 소유권 문제 등 합의를 보지 못했다”며 “아케이드 미설치 지역을 현대화하고 먹자골목으로 육성한다면 명실공히 동두천의 중앙상권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시장경영지원센터/취재-유종규(freedomy@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