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평이라는 말은 <서경> '주서' 홍범조에 나오는 무편무당왕도탕탕무당무편왕도평평(無偏無黨王道蕩蕩無黨無偏王道平平)이라는 글에서 유래한 것으로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음을 뜻한다. 신임옥사(辛壬獄事)의 와중에서 왕위에 올라 당쟁의 폐단을 뼈저리게 겪은 영조는 1724년 즉위하자 당쟁의 폐단을 지적하고 탕평의 필요를 역설하는 교서를 내려 탕평정책의 의지를 밝혔다. 노론의 홍치중을 영의정, 소론의 조문명을 우의정에 임명함으로써 당파를 초월하여 인재를 등용하고 일반 유생들의 당론에 관련된 상소를 금지시켰다. 영조를 이은 정조도 탕평책을 계승하여 그의 거실을 ‘탕탕평평실(蕩蕩平平室)’이라 하고 노론 ·소론뿐만 아니라 출신을 가리지 않고 서얼도 글 잘하는 사람을 등용하였으며, 남인 출신을 영의정에 앉히는 등 적극적으로 탕평책을 써서 많은 효과를 거두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제도보다 인사가 강조되는 강조되는 뜻이다. 군사독재 시절을 건너 김영삼, 김대중정권 시대에도 뿌리깊은 고질병 중 하나가 낙하산 인사였다. 그러나 노무현정권도 별반 달라진 게 없다. 신상우 전 국회 부의장이 27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제15대 총재를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와는 별반 인연이 없던 정치인이기에 낙하산 인사 시비는 당연하다. 노무현정권은 이같은 낙하산 인사 시비 말고도 이기준 교육부총리 인선과 같은 엉터리 인사로 수시로 구설수에 올랐다. 인재풀이 바닥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호남 안배와 같은 구시대적 지역차별 인사정책도 변하지 않았다.
▲22일짜리 동장이 탄생한 의정부시에서는 500만원짜리 계장, 1천만원짜리 과장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돈다. 어떤 최고위간부는 손바닥 지문이 없어졌다는 웃지못할 이야기도 떠돈다. 시설관리공단은 낙하산 인사의 첨병이다. 이 때문에 한직이거나 붙박이 공무원, 승진기회를 박탈당한 공무원들과 이들의 사정을 잘아는 사람들은 인사철마다 손가락질을 서슴지 않는다. 지난해 말 동두천시청에서 공무원 폭행을 자행했던 사실상 최용수 동두천시장의 전위대격 사조직인 일명 형제회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무척 크다. 인사를 빌미로 한 공직부패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양주시에서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동료의 승진을 가로막기 위해 음해와 중상모략을 일삼는가 하면, 비리를 언론사에 제보하는 자도 있다. 임충빈 양주시장 눈 밖에 난 인물들은 성실성과 능력과는 상관없이 사실상 버림받은 처지에 놓여있다. 일 할 맛 나지 않는다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푸념만 나돈다. 탕평책을 썼던 선왕이 오늘날까지도 빛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