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완물상지(玩物喪志)’라고 했다. 물건 등에 마음을 빼앗기면 뜻을 잃게 된다는 뜻으로 <서경(書經)>에 나오는 가르침이다.
물건이란 온갖 보물이나 돈이나 재물은 물론 각종 취미나 놀이 등을 말한다. 즉 재물이나 놀이에 탐닉하고 집착하면 일을 그르치게 된다는 평범하지만 소중한 진리다. 또한 권력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완물상지라는 고사는 중국 은나라 최후의 군주인 주왕의 패도정치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주왕은 음탕하고 포악한 데다 백성들을 무자비하게 착취하기로 악명을 떨쳐 민심이 매우 들끓었다고 한다. 반란의 기운이 거세게 불고 있었다.
결국 은 왕조는 민란으로 역사 속에 사라졌고, 주나라가 세워졌다. 하지안 신왕조인 주나라 무왕은 초심을 잃고 외국에서 보내온 각종 금은보화와 개에 빠져 자만심이 하늘을 찔렀다.
이에 충신 소공(召公)이 “완상물로써 환심을 사려고 하는 자들의 덕(德)은 진짜 덕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왕께서 ‘물건을 노리개로 삼다 보면 큰 뜻을 잃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직언했다.
무왕은 충신의 쓴소리에 크게 깨우쳐 모든 공운을 제후나 공신들에게 배분하고 올바른 정치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최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정치인들이 민생보다는 공천과 당선에만 전념하다보니 주권자 국민을 아랫사람으로 깔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특히 어른에 대한 예의와 공중도덕은 기본적으로 지켜야 하지 않을까 싶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