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百濟)는 한반도 중남부에 위치한 덕분에 중국의 요서와 산둥, 일본 규슈를 아우르는 세력권을 형성한 개방적인 해양국가다. 특히 일본은 백제를 스승으로 모시며 선진문화를 수용해 중앙집권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백제는 민족 융합의 상징이다. 건국 세력인 온조는 고구려계 북방이주민의 대표다. 이들은 토착민과 융합해 하남위례성에 도읍을 정하고 나라를 세워 점차 서남쪽으로 세력을 넓혀가며 마한을 통일했다. 현재의 충청과 호남이다. 즉 백제는 북방이주민과 토착민의 연합국가다.
백제는 한강의 첫 주인이자 개방적인 선진국가였다. 한민족 국가들은 한강을 지배해야 대표성을 인정받았다. 백제는 금강, 영산강도 지배하며 풍부한 인구와 물자를 확보했다. 서남해의 제해권을 장악하며 중국 남조와 교류했고 이를 일본에 전파했다.
최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백제’ 발언이 여권을 분열시켰다. 그는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백제·호남 쪽이 주체가 돼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때가 한 번도 없었다”며 “당시 이(낙연) 전 대표가 전국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고 계셔서 이분이 나가서 이긴다면 역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 후로 지지율이 많이 바뀌어 버렸고 지금은 제일 중요한 게 확장력”이라며 “전국에서 골고루 득표 받을 수 있는 후보가 저라는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통합의 역사가 없던 호남 출신인 이낙연 후보는 확장력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굳이’는 ‘고집을 부려 구태여’라는 의미다. 이재명 지사가 ‘굳이’ 찬란한 민족문화를 꽃피우며 동아시아의 해상 무역권을 주도했던 민족융합국가 백제를 정쟁에 끌어들인 저의가 뭘까?
표의 확장력은 ‘배제’가 아닌 ‘포용’이다. 통합의 역사에서 백제와 호남을 배제하며 대권에 나선 이재명 지사만의 확장력을 국민들이 어떻게 이해할지 의문이 앞선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