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람은 좋은 사람이 꿈 속에서만 생각하는 것을 실행한다.” 범죄 심리학의 유명한 격언이다. 범죄자들이 좋은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기상천외한 범죄를 당연하다는 듯이 저지르는 상황을 표현한 명언이다.
후고구려의 궁예는 ‘관심법’이라는 초유의 악법으로 반대파를 철퇴로 살해하는 악행을 남발하다가 민심이반을 자초했다. 결국 자신의 심복인 왕건의 역성혁명으로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관심법은 한 때 우스개 소리로 빅히트를 쳤던 ‘척 보면 압니다’의 궁예 버전이다. 궁예의 관심법은 상대방의 마음을 꿰뚫어 볼 수 있다는 독심술로 가장한 ‘독단의 극치’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것이 만고의 진리이거늘 궁예는 자신이 미륵부처라며 관심법을 반대파 숙청의 독재 수단으로 악용했다.
독단은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외톨이의 자해다. 독단은 자기 주관의 늪에 빠져 자멸을 재촉하는 독약이다. 궁예는 ‘관심법’으로 독단의 성찬을 즐기며 백성을 도탄에 빠뜨렸고, 충신들을 제거하며 점차 외톨이가 됐다. 결국 왕건의 배신으로 권좌에서 쫓겨나 경기도 포천 명성산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는 전설을 남겼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디오게네스는 “권력은 그것을 소유한 모든 사람을 타락시킨다. 왜냐하면 처음에는 그것을 사용하고 싶고 그 다음에는 그것을 남용하고 싶은 유혹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라고 일갈했다.
공직자가 권력을 시민들을 위해 행사하지 않고 ‘독단’에 빠져 자신을 위해 남용한다면 자신은 물론 시민들까지 몰락시킨다. 우리 지역 일부 지자체에서 들려오는 여러 잡음들이 궁예의 비참한 최후를 떠올리게 하는 것은 나만의 ‘독단’일까?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