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을 다닌다고 좋아하던 제 아이가 대전시청을 다녀서 죽게 됐습니다. 아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왕따 발언을 하는 동료들과 12시간을 같이 있어야 했고 투명인간 취급을 하는 동료들에게 자존감을 많이 짓밟혔습니다.”
지난 9월26일 대전시 한 공무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위의 발언은 유족들이 대전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분통을 터뜨리며 했던 말이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로 직장 내 괴롭힘의 심각성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을 방지하는 법과 제도는 이미 존재한다. 근로기준법 76조(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가 그것이다.
법에 따르면 지위 또는 관계를 우위에 두고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는 행위를 가하거나 폭행 및 협박, 사적 용무를 지시하거나 집단 따돌림, 업무수행에서의 의도적 배제, 과도한 업무지시, 업무와 무관한 일을 반복적으로 지시, 업무수행 방해 등의 괴롭힘이 처벌 대상이다.
뿐만 아니라 개정된 법은 이를 인지하는 즉시 조치하게 되어 있으며 피해자가 원할시 근무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하고 피해자에게는 불리한 처우를 금하게 되어 있다. 모든 과정은 비밀을 지켜야 하고 누설을 금지한다.
하지만 지난 10월12일 고용노동부가 국회입법조사처 등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2019년 7월16일부터 올해 6월까지 모두 1만934건의 신고 건수 중 42.4%가 중도 취하됐다. 이번 통계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처벌 규정이 없거나 형량이 낮아서 범죄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힘과 지위의 차이, 소득과 재산에 따른 차이, 성별이나 장애 유무의 차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이로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는 또 누군가를 차별하고 있거나 차별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차별을 철폐하고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것. 사람의 인격과 인권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사회적 노력과 합의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경기북부비정규직지원센터 센터장(매주 월요일 상담/031-928-4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