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자심(不欺自心). 자기 마음을 속이지 말라는 가르침이다. 옛 성현들은 자기 수양을 중시했다.
조선 명종 때 문신 임권의 좌우명이 ‘독처무자기(獨處毋自欺)’였다고 한다. 홀로 있는 곳에서도 자신을 속이지 말라는 뜻으로 극도의 자기 수양과 절제의 기준이 됐다.
부귀공명을 쫓는 사람(특히 공직자들)은 스스로를 속이는 자가당착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남을 속이기에 앞서 자신을 먼저 속여야 악행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악인들은 자신에게 한없이 너그럽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남의 잘못은 추상같이 엄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무엇이 잘못됐는지 뻔히 알면서도 애써 외면하며 너무 쉽게 용서한다.
또한 자신이 갖고 있는 권력을 오로지 사리사욕을 채울 수단으로 악용한다. 자신의 탐욕으로 타인, 특히 국민들이 입을 피해 따위는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 걸려도 일단 발뺌하며 끝까지 버티다, 빼도 박도 못한 상황이 돼도 그냥 단순한 착오 내지 작은 실수였다고 항변한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을 속이는 데서 출발하는 악행이다.
최근 대선정국을 강타한 대장동 스캔들, 경기북부 지역사회를 혼란의 도가니로 만든 각종 특혜 의혹의 당사자들은 무엇이 자신을 속이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