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2025.04.04 (금)
 
Home > 기획/연재 > 김실의 쌍기통 코너
 
애인-2
  2006-11-24 13:19:53 입력
요즘같은 불황에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는 건 어떤 의미에서는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김가다의 마누라는 거의 1년 내내 고객들의 잦은 발걸음에 피크일 때는 정말 눈코뜰새 없을만큼 바쁘다. 그래도 남들이 다들 즐겁게 떠나는 여름휴가 며칠마저 못챙긴다면 삶이 너무 팍팍하고 시드럭 부드럭 늙어가는 판에 하염없이 흐르는 세월이 너무도 아쉽다 싶어 김가다 부부는 부랴부랴 배낭에다 사나흘쯤 먹고 쓸 살림살이를 바리바리 승용차 트렁크에 챙겨넣고 강원도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물론 김가다는 운전을 할 줄 모르니 아내가 내내 운전대를 잡아야 했지만 아내 역시 모처럼 일에 대한 중압감을 떨쳐 버리고 남편과 단둘이서 여행을 떠나는 일탈의 기쁨으로 어린아이처럼 새실스러웠다. 그곳이 진부령 어딘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좌우지간 그 울울창창 짙푸른 소나무숲 아래로 벽계수가 질리도록 투명하게 굽이치는 계곡을 내려다보며 통나무로 예쁘게 지은 민박집 한 채가 아담하게 엎드려 있었다. 김가다 마누라는 어린애처럼 손뼉을 딱 치면서 김가다를 쳐다보며 소리쳤다.

“야! 아빠. 오늘 우리 저 예쁜 민박집에서 묵고 내일 동해바다로 떠나는 게 어때요?”

김가다가 얼굴에 웃음을 가득 그리며 맞장구를 쳤다.

“야! 진짜 끝내주는 민박집이구만. 그래, 저 집에서 자고 내일 동해바다로 달리자구.”

두 사람은 민박집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주인에게 하룻밤 숙박비를 지불한 뒤 조용한 쪽에 예쁜 창문이 활짝 웃고 있는 방을 잡았다. 그리고 현관 앞 조그만 공터에다 돗자리를 펼쳐놓고 엊저녁에 미리 준비해둔 양념 돼지고기를 석쇠 위에다 굽기 시작했다. 맛이 까무라칠 정도로 그만이었다. 김가다의 마누라는 음식솜씨도 뛰어났다.

“아흐! 양념을 어찌나 맛있게 했는지 맛이 죽여주누만!”

그때였다. 한쌍의 중년부부가 김가다네가 잡은 방 바로 옆방에서 주섬주섬 짐을 챙겨들고 나서고 있었다. 순간 김가다는 젓가락으로 집어올린 돼지고기를 공중에다 붙들어 매어놓은 채로 입을 딱 벌리고 다물줄을 몰랐다.

“허걱! 이, 이게 누구야. 박 집사 아냐!”

그렇게 깨어지듯 소리치는 김가다를 발견하고 박집사가 턱을 덜덜 떨면서 소리쳤다.

“허걱! 아니 형님이 어쩐 일로 이 곳엘!”

“박 집사, 저기 도망치는 여자는 대체 누구야. 애인 데리구 온거얏?”

“허걱! 그, 그게 아니구 그냥 우연히 만난 여잔데...여, 여기 민박집이 하도 좋다고 하길래 그, 그냥 구경삼아 와봤는데 허, 허걱.”

“아니 이 사람아, 왜 말은 안하고 노상 허걱대고만 있는거야? 얼굴이 똥처럼 썩어갖고!”

그때 마누라가 김가다의 옆구리를 아프도록 꼬집으면서 아무 것도 아닌척 말했다.

“애인이랑 같이 왔으면 어서 가보세요. 아님 같이 앉아 고기를 드시든지요.”

마누라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박 집사는 허둥지둥 앞서 내달리는 여자의 꽁무니를 쫒아 두 사람의 시야에서 연기처럼 사라졌다. 두 사람은 뭔가에 뒤통수를 세게 얻어맞은 듯 잠시 말을 잊었다. 마누라가 핸드폰을 열더니 어딘가로 다이얼을 누르고 있었다.

“여보세요, 양 집사님 맞아요? 나 이영휘야. 오늘 영감이랑 단둘이서 강원도의 예쁜 통나무 집 앞마당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있는중야. 근데 피서 안가? 박 집사님이랑 같이 여기 한번 와봐. 정말 너무 좋구만. 박 집사님은 요즘도 바빠? 뭐라구? 기도원에 금식하러 갔다구?”

그날 이후 김가다 부부는 박 집사를 그 통나무 민박집에서 만났다는 사실을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았다. 박 집사의 아내가 그 사실을 알면 눈을 하얗게 까뒤집고 나자빠질 것이었다.

“그 따위로 하고 사니까 예수쟁이들이 똥감태기로 욕을 먹는거지. 애그, 딱두허지 쯔쯔쯔...그나저나 그 여자 어디서 많이 본 여잔데 말야...”
<끝>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경기북부시민신문 님의 다른기사 보기
TOP
 
나도 한마디 (욕설, 비방 글은 경고 없이 바로 삭제됩니다.) 전체보기 |0
이름 제목 조회 추천 작성일

한마디쓰기 이름 패스워드  
평 가









제 목
내 용
0 / 300byte
(한글150자)
 
 
 
 
 
 
감동양주골 쌀 CF
 
민복진 미술관 개관
 
2024 양주시 도시브랜드 홍보영상
 동두천시 등 측량기준점 조사 누
 동두천시의회, 산불 피해 복구
 외국인 근로자 안전수칙 준수 위
 의정부시의회 조세일 의원, ‘통
 “시민과 함께하는 혁신의 여정
 ‘연구하는 학교, 성장하는 교육
 경기도 특사경, 불법 의료광고
 고교 졸업 예정자에게 공직 문
 동두천의료사회복지재단, 아동센
 경기도민 10명 중 4명, “최근 1
 임태희 교육감 “대학도 공감·
 김지호 의정부시의원 경기도 제1
 서정대학교, ‘글로벌 인재 취업
 경기도교육청, ‘2025 학교문화
 강수현 양주시장, 못자리 현장
 양주소방서에서 우리 집 화재안
 양주시, “2025년 함께하는 온기
 김동근 시장 미국행 논란 속 세
 ‘시민과 함께하는 푸른 도시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축제
 양주백석고, 모두의 미래를 위한
 경기도, 여름성수기 대비 하천계
 동두천 자연휴양림,‘행복한 숲,
 동두천시 한국문화영상고, 양주
 양주시의회, 2024 회계연도 결산
 의정부시, 미네르바대학교‧
 이영주 도의원, 똑버스 CS센터
 양주시, 공장 설립승인 받은 창
 양주시, 농업발전기금 지원 사업
 양주시, ‘2025년 지방세 체납관
 
은현 정설화 조합장, 농협생명 BEST CEO 수상
 
양주농협, 상호금융대상 수상…종합경영평가도 6년 연속 1등급
 
“UBC는 약탈적이자 사기성 높은 사업 우려”
 
박형덕 시장, 퇴원한 다섯쌍둥이 가정 방문 축하·격려
 
정희태·김현수 의원, LH 양주본부장 면담
 
양주축협 이후광 조합장, 농협생명 BEST CEO
 
인생 역전
 
회사 사정에 의한 휴직 명령
 
의료사고의 형사처벌 분석과 비교
 
나는 경기도 가평군 ‘노동안전지킴이’다!
 
동두천의료사회복지재단, 아동센터에 나무벤치 기증
 
 
 
 
 
 
 
 
 
 
 
 
 
 
섬유종합지원센터
 
 
 
신문등록번호 : 경기.,아51959 | 등록연월일 : 2018년 9월13일
주소 : (11676) 경기도 의정부시 신촌로17번길 29-23(가능동) 문의전화 : 031-871-2581
팩스 : 031-838-2580 | 발행·편집인 : 유종규│청소년보호책임자 : 송수연 | 관리자메일 : hotnews24@paran.com
Copyright(C) 경기북부시민신문 All rights reserved. Contact webmaster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