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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악법 날치기 상정 시도, 더 큰 화 부른다
고승우/미디어오늘 논설실장
  2009-02-27 16:38:56 입력

MB 정권이 집권 2기의 첫 삽질을 언론악법 기습상정 시도로 시작했다. 무능, 오만한 정권이 독재정권의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한나라당은 현 정권 집권 2년 첫날인 25일 군사작전 하듯 2분 만에 언론악법 날치기 상정을 시도했다. 민주당은 “이제는 전쟁이다”면서 강력반발하고 언론노동자들은 총파업을 재개했다.

언론악법 기습상정 시도의 ‘배후’로 대통령 형제가 지목되면서 불도저식 돌격정치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청와대가 미디어 산업의 깃발을 흔들면서 속도전을 독려하고 대통령의 형이 “더 이상 밀리면 안 된다”고 으름장을 놓은 뒤 ‘날치기 미수’라는 폭거가 자행되었다. 야당은 언론악법 기습적 상정 시도가 국회법상의 절차를 충족시키지 못해 원천무효라고 주장하면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번 임시국회 내에 언론악법 등 MB 악법을 변칙적으로 강행 처리할 태세다. 한나라당은 26일 언론악법 직권상정 시도의 기세를 몰아 한미FTA 비준안, 금산분리 완화, 출총제 폐지 등 쟁점법안을 모두 강행 처리키로 했다. 이런 태도는 민주정치를 짓밟는 야만적 정치행위다. 청와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반민주, 반의회 정치는 국민을 능멸하고 짓밟는 포악정치다. 현 정권은 지난 1년간 무능과 독선, 오만으로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더니 국회에서 날치기, 일당독재 수법으로 의회주의를 유린하려 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은 한나라당의 언론악법 직권상정 변칙 시도가 있은 다음날인 26일 새벽 6시부터 총파업을 재개했다. MBC 노조는 전 조합원이 파업에 돌입했으며 CBS, EBS, SBS 노조 등은 파업 동참을 위한 내부 조율에 들어갔다. 언론노조는 현 정권이 언론악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시도할 경우 “정권 퇴진 투쟁을 확실히 벌일 것”을 공언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 연말 연초 임시국회에서 언론악법을 야당과 합의 통과시키기로 공약했다. 이는 야당과의 약속에 그치지 않고 국민에 대한 약속인 것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은 이런 공약 행위를 파기하고 치졸한 정치 사기꾼 수법으로 직권상정을 시도했다.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은 25일 야당을 기만하는 연막전술, 정당한 국회법 절차를 외면한 무법정치, 정치적 폭거를 호도하기 위한 치밀한 사전공작 수법을 구사했다. 고 위원장은 언론악법의 상정문제에 대해 야권을 혼란시키는 행동을 취하면서 한나라당 차원에서 치밀하게 음모, 조직적으로 날치기 상정을 시도했다. 고 위원장의 의회주의 파괴 행동 직후 한나라당은 날치기 상정 시도의 당위성을 홍보하는 보도자료를 문방위 소속 의원들이 적극 나서서 돌리는 등 사전에 면밀하게 준비한 정황을 그대로 드러냈다.

한나라당이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신문방송 겸영을 골자로 하는 언론관계법 직권상정을 시도한 다음날인 26일 청와대는 “국회에서 원만하게, 취지를 잘 살려서 처리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다”고 밝혔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굳이 첨언하자면 국회가 국민을 보고 정치했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의 애매한 발언의 속내는 여당의 언론악법 직권상정 시도를 두둔하면서 상정을 기정사실화하려는 것으로 비춰진다. 청와대는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국민 다수가 언론악법을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아리송한 단어만을 늘어놓는 태도를 취한 것이다.

현 정권의 언론악법 강행처리 시도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정권 홍보 방송용 예산’ 40억원을 책정한 사실이 밝혀지고 문화체육관광부가 KBS를 상대로 정부 홍보 쇼를 추진하다 무산된 후 발생했다. 또한 용산참사를 연쇄살인범의 범죄 행각으로 물타기 하려는 청와대의 치졸한 홍보수법이 들통난 뒤 시도되었다. 이런 일련의 사실들에서 현 정권의 뒤틀린 언론관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MB 정권은 집권 1년 만에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남북관계를 파탄내면서 안팎으로 위기를 자초하는 무능을 드러냈다. 청와대는 입으로는 소통을 말하지만 오만과 독선으로 국가 위신을 훼손하는 후진정치의 시궁창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MB 정권이 무능과 독선으로 인한 실정의 책임을 언론 등에 돌리면서 MB 악법의 강행 통과를 시도하려는 것은 또 다른 화를 부르는 자해 행위일 따름이다. 청와대는 국민을 두려워하고 국민을 섬기는 정치를 해야 한다. 지금처럼 민주주의에 역주행하면 더 큰 화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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