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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와 의료
  2022-09-26 10:18:17 입력

최근 5년간 보험사기로 검거된 인원이 5만명에 육박하고 피해 금액도 1조 4000억원이 넘지만, 이 중 구속된 인원은 669명으로 총 검거 인원의 1.4%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이 돈은 보험사가 지급하지만 이를 근거로 전체 보험료를 올려 선량한 가입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현행법상 보험사기를 저지른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범죄를 저지른 사람 가운데 15%만 징역형, 27%는 벌금형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동안 삼성화재 등 7개 보험사들이 보건당국에 신고한 의료보험사기 건수가 총 3732건이고, 한방병원(한의원 포함)이 587건(15.7%), 안과 442건(11.8%), 치과 209건(5.6%), 요양병원 176건(4.7%) 순이었습니다. 수사 의뢰는 20건(0.5%), 과태료 부과는 5건(0.1%)뿐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보험사에서는 보험 지급 기준을 높이자고 하지만 이 경우 또 불편을 겪는 것은 정당한 보험료를 청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래저래 선량한 가입자들만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처벌 강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여론이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최근 보험사기를 알선·권유 또는 유인한 자를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의료기관 종사자 등이 가담한 경우 가중처벌토록 하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습니다.

보험사기를 의심할 근거가 있는 경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보험사 및 관련 협회에 신고토록 하고, 이에 대해서는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보험사기가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고 조직화·지능화되고 있는 만큼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게 개정안 발의 배경입니다.

그러나 2016년 특별법 제정 당시부터 보험사기죄가 신설됐고, 최대 무기징역 등 형법의 사기죄보다 강력한 처벌이 가능한 만큼 제재 수위를 높이는 것은 기대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특히 의료기관 종사자의 가중처벌은 선량한 대다수의 특정 직업군을 잠재적 범죄집단으로 단정하는 명백한 과잉 입법으로 기본권 침해 소지가 다분합니다.

관련 업계 경험과 전문성이 있는 ‘전직 종사자’의 경우 가중처벌 대상에 해당되지 않으며, 대상자 범위를 한정하기 어려운 만큼 입법 취지를 달성할 수 없는 문제도 대두되었습니다.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 지급의 불합리성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보험사기 적발로 인한 이익은 보험회사에 있는 만큼 이에 따른 포상금은 보험사에서 마련한 기금을 통해 지급되는 게 합당하고, 국가 예산으로 지원하는 형태는 불합리하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민간기관인 보험사와 손해보험협회 및 생명보험협회를 보험사기 신고 수리기관으로 지정하고, 보험업계가 주요 혐의 건을 중심으로 신고하도록 바꾸는 내용은 불합리하고 공정성이 훼손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조율 가능한 제3의 공적 기관이 아닌 보험사 및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는 정상적인 치료로 인한 환자들의 정당한 보험금 청구도 보험사기 심사 문턱을 높여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 그들만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이기 때문입니다. 

불법성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없는 의료기관의 정당한 의료행위에 대해 의심이 될 만한 부분이 조금만 있어도 무조건 무리한 소송을 남발했던 과거 행태를 보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의료기관이 얼마나 많이 신고당하고 쓸데없는 소송으로 더 힘들어질지 걱정이 앞섭니다.

양주예쓰병원 원장

2022-09-26 10:25:41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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