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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 활동을 시작했던 2020년 초 당시에 현장을 방문하면 반응은 늘 냉담했다. 현장소장이 짜증스러운 표정을 짓는 날이면 당혹감이 앞서 내가 오히려 미안함을 감추려 너스레를 떨곤 했다.
늘 바쁘고 힘든 현장 업무에 지쳐있는 소장께서는 “우리 같은 작은 현장은 사고도 없고 볼 것도 없는데 뭘 이렇게 자주 오냐”며 볼멘 반응이 대부분의 모습으로 기억된다. 하루에도 두 세 곳에서 안전점검을 나오고 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면 점검에 앞서 현장소장에게 현장점검에 대한 목적과 취지를 장황하게 설명해 이해시키던 일도 당시에는 부담이었다.
하지만 3년째 접어든 요즘의 현장 모습은 그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우리 노동안전지킴이들의 노력과 적극적인 홍보에 힘입어 현장에서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필요성과 인식 수준이 높아져 크게 변화된 반응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검을 나가면 여기저기 낯익은 노동자들과 밝은 인사를 하게 되고, 과거에 불쾌해하던 현장소장 등 관리자들도 웃으면서 맞이하며 “안전시설을 하느라고 열심히 했는데 누락된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많아졌다. 높아진 현장 안전의식에 대한 반증이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먼저 안전모를 필수적으로 찾아 쓰고 안전수칙을 지키면서 작업하려는 안전한 행동을 목격할 때면 보람도 느낀다.
현장을 돌며 위험요인들을 지적하게 되면 현장소장은 관련 사항들을 꼼꼼히 기록하며 개선하려는 모습들도 보게 된다.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높아진 인식 수준을 엿볼 수 있는 대목들이다.
물론 안전사고 미비에 대한 지적이나 안전교육 등이 현장 관계자나 노동자들에게 긴장감을 불러일으킨 점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내가 경기도에 와서 건설현장 노동자들과 함께한 지 올해 3년째다. 아직은 우리가 담당하는 남양주1팀에선 중대재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보람을 찾는 이유이다. 이는 현장 안전점검의 효과가 사고를 저감시켜 이를 점검하는 우리 지킴이들에게도 직업의식과 사명감을 고양하는 결과라고도 생각된다.
건설업의 경우 사고 발생이 높은 50억원 미만의 현장을 중점으로 선정하여 근린생활시설 및 개인주택, 창고 등 사고가 빈발하는 현장 중심으로 점검을 운영했던 결과도 한몫했다고 사료 된다.
또한 현장 안전점검 조치 요청에 ‘안전조치 불량 건설현장 집중점검(남양주시 3개 사업장 패트롤 운영)’ 활동도, 유관기관(노동안전지킴이-수행기관-시·군 지자체-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기북부지사)과의 협업 시스템 구축도 노동안전지킴이 활동의 성과라 할 수 있다.
‘역량을 키우자. 나 자신의 발전과 내 현장의 안전을 위하여.’
오늘도 모든 노동자가 출근 시 가족과 한 약속(잘 다녀오겠습니다!)을 어기지 않고 무사 귀가하여 가족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즐거운 저녁 식사를 함께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