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 진행 중인 의정부청과야채시장 아케이드 설치 공사.
“1차 아케이드 공사가 끝난 뒤 곧바로 2차 공사를 시작하여 올 추석 즈음 마무리 하고 대규모 이벤트를 벌일 생각입니다. 그 때는 우리 청과야채시장을 도매시장 중심에서 도·소매시장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이제 일반 손님들도 많이 찾아오실 겁니다.”
의정부청과야채시장상인회 이병진(74, 왼쪽) 회장은 시장활성화 비책으로 소매 전환을 꼽았다. 시민들에게 뿌리내린 도매시장이라는 인식을 ‘확’ 바꾸기 위해 각종 홍보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973년 의정부시가 시장 정비사업으로 의정부제일시장 노상에서 장사를 하던 청과·야채 분야 상인들을 인근 중랑천변인 의정부동 30-8번지 일대로 옮기면서 조성된 의정부청과야채시장. 부지면적 4천289㎡, 매장면적 3천205㎡에 점포수가 80여개에 달하는 제법 규모가 있는 시장이다.
4월9일 이병진 회장의 말을 빌리자면, 청과야채시장은 1990년대 초까지 장사가 잘 됐다. 고양, 파주, 양주, 포천 등 경기북부지역은 물론 강원도 철원에서도 물건을 구매하러 시장을 찾았다. 그런데 90년대 후반이 되니 구리도매시장과 창동 하나로마트가 들어서고, 각종 중·대형 할인마트가 우후죽순 생겨 경쟁력을 조금씩 상실해 갔다.
힘든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고심하다 2005년 4월25일 재래시장으로 인정을 받았고, 지난해 9월에는 중소기업청 시장경영지원센터와 경기도, 의정부시의 도움을 받아 점포 사이의 비닐천막 지붕을 뜯어내고 상쾌한 아케이드로 변신 중이다. 사업비는 14억2천여만원이 들어갔다. 간판정비와 소방·음향시설 설치 등도 함께 추진된다.
이달말 경 완공되면 곧바로 국도비 등 6억7천여만원을 들여 시장 중앙광장에 2차 아케이드 공사를 시작, 9월말 경 완료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고객쉼터, 만남의 광장, 이벤트 무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설현대화 사업 이전의 청과야채시장. 아케이드가 완료되면 얼굴 자체가 탈바꿈된다.
1983~88년, 그리고 2005년부터 현재까지 상인회를 지키고 있는 이병진 회장은 “공사가 완료되면 대규모 이벤트를 추진하여 새단장한 우리 시장을 시민들에게 홍보하겠다”며 “현재의 도매시장 중심 운영방식에서 소매시장을 활성화 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인근 노점상을 끌어들이고 도매상인들의 협조를 구할 생각이다.


▲4월9일 오전 10시50분경, 청과야채시장은 상품을 배송하거나 창고에 저장하느라 분주하다.
도매시장 위주로 장사를 하는 청과야채시장은 자정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경까지가 바쁘고,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한가하다. 산지에서 물건이 배송되면, 이를 내리고 음식점 등에 배달하거나 파는 시간은 분주하다. 일부 소매를 겸하는 점포들도 오후 1시경이면 대부분 정리하기 때문에, 시민들에게 각인된 ‘도매시장’이라는 인식을 ‘도·소매’로 바꾸는데 신경을 쓰겠다는 것이다.

▲청과야채시장 전경. 앞 주차장은 노점상 등을 정리하여 생긴 공간이다.
그동안 청과야채시장은 어려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지난해 1월 시장 입구에 있던 무허가 건물과 노점상을 정리하여 주차장 16면을 만들었다. 지금은 의정부시설관리공단에서 유료주차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상인회 박기환(60) 상무는 “주차장은 우리 시장 현대화사업 일환으로 정비차원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의정부시가 우리에게 주차장 위탁관리권을 주면 어렵게 지탱하고 있는 전통시장 발전과 영세상인들의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 1월21일 의정부시에 건의서를 제출한 바 있다.

▲상인회 박기환 상무
청과야채시장은 또 지난 2007년 이미지 개선을 위해 3억여원을 투입, 중랑천변 점포 외관을 리모델링 하고 통일된 디자인 간판으로 교체했다.
서울상회 허점두 대표는 “지금은 경기가 어렵지만 아케이드 공사가 끝나고 소매시장으로 알려지면 좋아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17년째 서울이나 경기북부 일대 상인들과 도매 거래 중인 동명청과 김종일 대표(왼쪽)도 우이동으로 보낼 딸기 상자를 트럭에 옮기면서 “아케이드와 간판 공사 등이 완료되면 나도 소매 장사를 할 생각”이라며 “좀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도·소매 겸영을 하는 미래농산에서 우엉을 손질하던 ‘김씨 아저씨’는 “시장 전체가 소매까지 하게 되면 손님들이 많이 찾아올 것”이라며 “지금은 낮 12시에 문을 닫지만 그 때는 저녁까지 장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청과야채시장은 1호선 전철 의정부역과 구 버스터미널에서 가까워 교통이 편하고, 의정부제일시장과는 태평로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어 ‘의정부 전통시장 벨트’를 형성하고 있다. 또 의정부시가 현재 중랑천을 공원으로 만들고 있어 사업이 끝나면 가족들이 산책 겸 시장을 봐도 좋을 듯 하다.

▲미래농산 '김씨 아저씨'


▲청과야채시장은 식료품도 취급한다. 가족이 장을 보러 왔다(오른쪽).

▲산지에서 갓 올라온 양파와 배추.


▲간판이 정리된 중랑천변 점포(왼쪽). 중랑천이 공원화되면 산책 겸 장보기 코스가 될 예정이다.
시장경영지원센터/취재-유종규(freedomy@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