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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성호 국회의원(양주)이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2월27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이후다. 찬성 139표, 반대 138표, 무효 11표, 기권 9표라는 희한한 표결로 민주당이 내홍에 휩싸이자 2월2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 대통령들을 거론한 것이다. 169석의 민주당은 ‘압도적인 부결’을 호언장담해 온 터다.
중국 문화대혁명 시대 홍위병식 찬성 의원 색출 작업도 거세지자 정 의원은 “민주당 동료의원들을 믿고 압도적인 체포동의안 부결을 예상했으나 제가 틀렸다.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그러함에도 민주당은 하나여야 한다. 다시 한번 손을 잡고 이 위기를 돌파해 나가야 한다. 누군가를 배신자라 칭하고, 추측성 명단을 유포하고, 문자폭탄으로 비난하는 것은 민주당 승리를 위해 피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된 민주당만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을 잇는 제4기 민주당 정권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다. 저도 다시 한번 겸허하게 상황을 돌아보고, 위기 앞에 단합된 민주당을 만드는데 힘쓰겠다”고 적었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으로 ‘정치적 동지’이자 ‘36년지기’임을 강조해 온 정 의원으로서는 당연한 목소리다. 게다가 민주당 4선 중진 아닌가. 정 의원이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을 호명하는 것도 지극히 정상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소환 작업에 가끔은 낯선 이유가 사라지지 않는다. 2002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하자, 정 의원은 그를 낙마시키고 사실상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로의 단일화를 요구하는 후단협(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일원으로 활동했다는 문건이 노무현사료관에 등재되어 있다.
정 의원은 “후단협에 참여한 사실이 없다. 당시 원외위원장 모임에 한번 참석한 것을 어느 언론사가 후단협이라고 보도했으나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여하튼 열린우리당이 ‘폐족’으로 몰리자 2007년 2월5일 여섯 번째로 탈당했다. 이후 “참여정부는 쉽게 말해 싸가지가 없는 정권이었다”는 욕설에 가까운 말까지 했다.
2012년에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통령 후보에게 새정치연합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촉구하며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벌였다. 2015년 4.29 재보선 참패 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민집모(민주당 집권 모임) 일원으로 활동했다.
2017년 대선 때는 “문재인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비선실세들의 활개로 최순실 비선실세와 다를 게 뭐가 있겠냐. 노무현 정권 당시 청와대 참모진이나 패권적 친노, 친문을 지향하는 의원 및 당료들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만년 비주류’에서 이재명 대표를 지키며 ‘당권 주류 핵심’으로 올라선 정 의원이다. 이른바 ‘비명계’ 의원들이 요즘 보여주는 비겁하고 남루한 처세에 비한다면, 정 의원은 어쩌면 용감했고 소신 있었다는 평가가 맞을 것 같다. 그렇지만 위기가 닥치면 단합을 호소하며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소환하는 것이 가끔은 낯설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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