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는 장암동 공공하수처리시설 개선사업을 민간투자로 진행하기로 결정했고 디엘이앤씨를 우선사업대상자로 선정했다고 최근 언론을 통해 밝혔다. 이제 이 사업자는 내년에 착공하고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지하화, 집약화, 현대화하여 2029년에 완공하겠다고 한다. 불변가격 기준으로 약 2,400억원 중 공공부문이 700억원, 나머지 1,700억원을 디엘이앤씨가 투자해 30년간 운영하는 사업구조다.
의정부시는 공공하수처리시설이 노후되고 돈이 없으며 방류수 기준이 강화돼 시간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민투사업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한다. 또한 공론화 토론과정을 통해 충분히 시민 의견을 청취했고, 향후 과도한 혈세 투입과 급격한 요금인상 등 시민의 피해가 없도록 잘 관리하겠다고도 한다. 나도 꼭 그렇게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하지만 다가올 미래 시민에 대한 부담이 심히 우려된다. 경험한 바로 기업은 철저히 수익창출을 우선한다. 의정부시가 조례를 통해 감시할 수 있다고는 하나 그들이 운영권을 쥐고 있는 이상 시민이 그들에게 종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뜻있는 시민단체들은 처음부터 대체재 없는 공공재인 하수처리시설의 민투사업에 문제점을 제기했고, 여러 활동을 통해 재정사업을 강력하게 주장해왔다. 우선 개량사업을 할 경우 60% 정도는 지원받을 수 있으나, 의정부시처럼 돈 없는 지자체가 민투사업으로 하려면 현행 규정상 시가 전적으로 부담해야 하기에 중앙정부에서 대폭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유사한 사정을 지닌 구리시 등 지자체들과 연대하여 강하게 재정지원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정부시는 한강물을 맑게 해야 한다는 계획으로 한강 인접 지자체들과 함께 한강유역청으로부터 방류수 수질이 대폭 강화되는 지역으로 묶였지만, 한강수계관리기금은 한 푼도 쓸 수 없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권리는 없고 과도한 의무만 주어진 셈이다. 이럴 바에는 온순한 양처럼 정부 지침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재정적 지원이 없으면 현행대로 방류하겠다고 중앙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싸웠어야 하는 게 아닌가?
또한 시간이 촉박하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강화된 방류수 수질 기준은 시설개보수가 완공된 시점부터 적용되기에 의정부시는 현 시설을 최소한 보수·보강하여 시간을 벌면서 재정 부담이 가장 작은 방법을 선택하는 등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어 갈 수도 있었다.
한편, 워킹그룹에서 검토하고 일부 소수 시민들이 참여한 공론토론에서 취합한 의견을 반영하는 등 김동근 시장이 최종적으로 의사결정한 현행 절차에도 이의를 제기한다. 2020년 10월27일 시행된 주민투표법 제7조 1항에는 ‘주민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거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요결정사항은 주민투표에 부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지자체의 주요결정사항에 대해 주민의 직접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만든 법이다.
2,400억원이라는 대규모 투자에 향후 30년간 매년 수백억원씩 갚아야 하는 시민들에게 큰 영향을 주는 민투사업은 이 법의 취지에 부합하는 주민투표 대상이다. 4년간 임기를 부여받은 시장은 주민투표가 본인의 부담을 줄여주는 의사결정 방법이 될 수도 있었다. 실망감이 매우 크다.
의정부시는 지금은 편안하지만 시민들에게 큰 리스크를 안기는 민투라는 돌이킬 수 없는 주사위를 던졌다. 나를 비롯한 뜻있는 시민들은 매의 눈처럼 본 사업 관련 행정절차를 철저히 지켜볼 것이다. 덧붙여 평소 시민과의 소통을 강조해 온 김동근 시장은 본인의 공약인 ‘공공하수처리장 민투사업 백지화’를 파기했으니 시민들께 공개적으로 사과하는 것이 기본적인 도리이자 예의가 아닐까 싶다.
(1)(1).jpg)
(1)(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