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관련업에 몸담은 이후 어느덧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굵직굵직한 국가적 행사를 훌륭하게 치러내고 건설 기술력 또한 급속도로 발전하며 국가를 대표할만한 인프라 역시 빠른 속도로 이루어 놓았다.
반면 속도 위주의 성과주의는 기억하기 싫은 뼈아픈 참사를 우리 사회에 ‘안전 불감증’이란 부끄러운 단어를 만들어 내기도 하였다. 세상이 변화하는 속도를 빗대어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시대의 흐름에 대한 기준이 있었다면, 지금 우리는 하룻밤 자고 나면 깜짝 놀랄 정도로 격변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렇듯 빠른 세월을 거치며 대형건설사는 괄목하게 발전한 인프라 형성과정과 부끄러운 대형 사고로 인한 참사를 통해 건설현장 안전관리는 형식적인 체계를 벗어나 실제 근로자가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그 틀을 구축하였으며, 중형건설사들 또한 그 흐름에 어느 정도 발걸음을 맞춰가는 실정이다.
그러나 안타깝게 그 많은 시간과 우여곡절 속에도 여전히 소규모 건설현장의 안전관리는 답보상태다. 조금도 변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소규모 건설업체나 건축주가 직영으로 공사를 하는 업역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화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다. 변화는 고사하고 오히려 시대의 변화하는 속도를 가늠한다면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형건설사에 구축된 안전 시스템은 작업자가 불안전한 환경에서 작업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작업자 또한 대부분 그 시스템에 따라야 한다는 인식으로 작업에 임한다. 그러나 소규모현장 지킴이 활동을 하며 안전사각지대에서 거의 방치되다시피 한 현장점검을 하며 느낀 것은 건설사도, 건축주도, 작업자도 그나마 안전수칙을 이행해야 하는 것은 알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치 안전수칙을 지키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열악한 작업환경의 소규모현장 건설사도 문제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건축주에게 있다. 결국 공사비 절감을 위하여 안전관리비 책정이나 집행 없이 무모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 대다수이다.
왜 작업자가 위험하게 목숨을 담보로 일을 해야만 하는가? 정상적인 건설현장 작업자는 출근하여 휴게시간과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인 보호구를 착용하고, 작업 중 불안전한 요소가 있으면 안전하게 조치 후 퇴근 시까지 작업에 임해야 한다. 그러나 방치된 소규모현장 작업자는 현장점검을 통하여 보호구 착용 등 안전 조치를 하게 하여도 현장에서 지킴이가 빠져나가는 순간 안전을 내려놓는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그들에게 스스로의 안전은 없다’.
그럼에도 우리 노동안전지킴이는 끊임없이 점검을 통하여 안전의 중요성에 대하여 계도하고, 그들 스스로가 변화할 수 있도록 우리 본연의 역할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을 통하여 대형건설사는 안전관리에 대한 시스템이 바뀌고 있지만, 소규모현장은 미미한 인식의 변화만 있을 뿐 안전관리에 대한 변화는 피부로 느끼기엔 거리감이 있다.
소규모현장에 대한 안전관리를 별도의 법적 제약이나 규제를 통하여 안전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도록, 안전하게 일을 하지 않았으면 준공을 받을 수 없도록, 또 다른 규제로 강제하지 않는다면 소규모현장의 안전은 우리에게 염원하기만 할 것이다.
오늘도 지킴이는 현장으로 근로자의 안전과 안녕을 다짐하며 힘차게 액셀러레이터를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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