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지면에 다음과 같은 논쟁이 벌어진 일이 있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뉴욕으로 가던 보잉747 비행기가 로키산맥을 넘을 때 갑자기 ‘운행상 이유’로 시카고에 임시 착륙하겠다는 기내 방송을 했다. 그리고 잠시 후 기장은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승객 여러분, 여러분 중에는 운행상 이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하실 것 같아 사실대로 말씀드립니다. 사실은 엔진 한 개가 고장 났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중간에 기착하기로 한 것입니다. 물론 나머지 한 개 엔진으로도 목적지 뉴욕까지 갈 수는 있습니다만 보다 더 안전을 위한 조치이니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일부 승객은 기장이 엔진 한 개가 고장 났다는 사실을 왜 굳이 말해 마음을 불편하고 불안하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불평했고 그것을 시작으로 논쟁이 벌어졌다. 신문지상에서도 열띤 토론을 벌였으며 결국 대다수 토론자들은 기장이 말하지 않은 것보다 사실을 말해줘서 알고 있는 것이 더 낫다고 결론지었다.
긍정학의 심리학자 셀리그만은 이것이 사소한 문제처럼 보일지는 모르나 이 논쟁 속에는 매우 중요한 사실이 내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즉 불운한 사태를 당했을 때 모르는 상태보다 그래도 예상할 수 있을 때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불안을 덜 느낀다는 것이다. 이것은 말기암 환자에게 말기암이라는 사실을 알려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하는 현실적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나은 것인지를 알려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국립 암센터가 11개 대학병원에서 치료 중인 18세 이상 말기암 환자 481명을 대상으로 ‘환자에게 말기암이라는 사실을 알려야 하는가?’라고 질문했다. 결과는 환자의 78.6%가 ‘알려야 한다’는 대답을 한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이 말기암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훨씬 삶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연구자는 죽음을 미리 알고 맞이할 때 그 과정을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위험요소를 예측하지 못했을 때 느끼는 불안은 마음을 병들게 하고 삶의 장악력을 잃게 한다. 삶의 장악력을 잃은 사람은 무기력한 인생을 그냥저냥 흘려보낼 수밖에 없다.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상황에 비해 훨씬 더 삶에 무기력함을 더한다는 결론인 것이다. 예측 불가능 상황이 무기력을 유발한다면 통제 불가능 상황도 우리의 삶에 무기력으로 나타난다.
심리학자 페라리 박사는 생존에 대한 노인들의 태도 변화와 관련해 중요 사실을 발견했다. 65세 이상 평균 연령이 82세인 55명의 여성에 대한 조사다. 이들은 모두 미국 중서부 어느 양로원에 입원신청을 한 사람들이다. 페라리는 이들이 양로원에 들어올 때 어느 정도 자유로운 선택이 있었는지 아니면 양로원에 들어오는 것 말고 다른 방도가 없었는지 또 그들이 양로원에 입원하도록 가족이나 친지들이 얼마나 압력을 가했는지 등에 관해 조사하였다.
그런데 양로원 입원 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사람 17명 중 8명이 입원한 지 4주 만에 세상을 떠났고 10주가 지났을 때는 16명이 죽었다. 그러나 자신이 선택하는데 어느 정도 자유가 있었고 다른 선택의 가능성이 있었던 38명 가운데는 첫 4주 동안 사망자가 단 한 명뿐이었다.
또 다른 노인집단에 대한 연구도 있다. 양로원에 입원신청을 해놓고 기다리던 중 사망해서 양로원에 못 들어간 예를 조사했는데, 40명 중 22명은 가족이 신청서를 냈고 18명은 본인 스스로 신청서를 낸 상황이었다. 그런데 가족이 신청한 22명 중 19명이 신청 후 한달 내에 사망하였다. 스스로 신청한 18명 중 한달 이내 사망한 사람은 한명뿐이었다.
이 조사를 통해 페라리가 얻은 결론은 노인들이 겪은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사망에 이르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이다. 신체적으로 쇠약해진 사람에게 자기 환경을 통제하는 권한까지 박탈해 버리는 것은 죽음으로 이르게 되는 지름길임을 나타내는 연구인 것이다.
인간의 신체적 조건을 허약하게 만드는 불변의 복병은 ‘노화’다. 노화된 몸은 만성 또는 급성 질병으로 또 영양부족으로 극도로 약해지기 쉽다. 그래서 노인은 사회에서 가장 통제력을 상실하기 쉬운 집단이고 삶에 대한 예측이 가장 불확실한 집단인 셈이다. 그 어떤 집단도 노인만큼 무기력에 빠지기 쉬운 집단도 없다.
누구나 노인의 길을 걸어갈 수밖에 없다. 노인의 삶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두 가지 복병은 예측 불가능과 통제 불가능한 불안의 늪에 빠져드는 것이다. 그것은 질병에 의해 올 가능성이 가장 높다. 크게 보면 누구나 죽음 앞에 평등하다. 누구나 예측 불가능하고 통제 불가능한 존재 소멸의 길을 걸어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생명이 존재하는 지금 이 순간에 늘 웃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긍정적으로 살면 이것들을 어느 정도 수용하며 평온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하하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15초 웃음의 기적>, <웃음은 인생을 춤추게 한다>, <일단 웃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