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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넘어 역사 속으로”
[특별기고]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며/정성호 전 국회의원
  2009-05-26 15:49:33 입력

▲ 정성호 전 의원
5월23일 토요일 아침 9시 지나서 간편하게 등산복 차림을 하고 집을 나서려는 순간 TV 화면 아래 “노무현 전 대통령 위독”이라는 자막이 떴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깜짝 놀라 집을 나서지 못하고 TV 속 채널을 돌리니 “위독, 중태, 음독한 듯, 사망한 듯” 믿을 수 없는 자막만 떠올랐다

한달 전 과거 국회의원 시절 함께 일했던 보좌진들과 불곡산 산행을 하자고 약속했던 터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 집을 나서 택시를 타고 양주시청 앞으로 갔다. 도대체 정신을 차릴 수 없는 상태에서 약속 장소에 내리니 옛날 비서들이 모여 있었다. 나의 낙선 이후에도 전원 다시 국회 비서직에 재취업하고 있던 터라 벌써 연락을 받고 있었던지 노 대통령께서 사망하셨다고 하는 것이었다.

마른 하늘에 청천벽력이 이게 아니고 무엇이던가. 더구나 당신이 어린 시절 꿈을 키우던 고향 뒷산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하였다는 소식에 그 분의 꿈과 삶, 죽음을 결심하고 스쳐갔을 온갖 영욕과 회한, 그리고 그 고통이 한 순간에 내 온몸과 정신을 관통하는 느낌이었다.

예정된 산행이라 산을 오르자 노 대통령과의 만남과 그 분을 통해 발견했던 희망과 가치, 실망과 좌절, 그리고 너무나 큰 죄송스러움과 아쉬움이 함께 떠올랐다.

나는 변호사를 개업하면서부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가입하여 경기북부지역내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였기 때문에 같은 민변 회원이었던 청문회스타 노 대통령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렇지만 주로 지역활동을 하던 나로서는 노 대통령과 함께 일하거나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러던 중 나는 1997년 대통령 선거운동 과정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문희상 국회부의장이 주도한 전국적인 개혁청년조직인 ‘팍스코리아나21’의 경기북부지부 창립을 주도하게 되었다.

지부 창립일을 대선 사흘전인 1997년 12월15일로 잡고 의정부 시내의 G호텔을 출정장소로 예약하고 초청강사를 섭외하던 과정에서 노 대통령이 기념강연을 해주시기로 하였다. 나는 행사의 전체 사회를 맡아 진행하였는데 당시 노 대통령께서는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신념과 민주발전을 위해 지역주의가 타파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 수평적 정권교체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그 과정에서 청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행사 후 인사를 드리며 민변 회원이라고 하였더니 알고 있다면서 우리 한번 잘 해보자고 두 손을 꼭 잡아주셨다. 이후 노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시기 전 두번의 만남이 있었지만 대통령께서는 그럴 때마다 97년의 만남을 기억하시고 그 때 이야기를 말씀하셨다.

이후 나는 2001년 9월말 어느 토요일 동두천에 있던 사무실을 양주로 이전하였는데 그 때 이를 축하해주기 위해 오신 유일한 정치인이 노 대통령이셨다. 노 대통령께서는 행사가 거의 끝날 무렵 권양숙 여사와 오셨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하시면서 경기북부지역의 교통문제에 관심을 표하셨다. 노 대통령은 회의실에서 기다리던 20여분의 주요 인사들과 인사하고 당신의 정치철학과 지역주의 타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말씀하셨다.

또한 힘들었던 시절을 회고하면서 어렵고 힘없는 서민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 정치를 통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신념을 힘주어 이야기하셨고 매우 인간적이고 서민적인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셔서 많은 박수와 공감을 받으셨다. 그런데 당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중 그 누구도 그 분이 다음해 대통령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나 역시 그랬었다.

2002년 12월 제15대 대통령 선거운동 중 의정부 유세에 오셔서 나를 연단으로 불러서는 경기북부 미래를 이끌 청년이라고 소개해 주셨는데 내가 어수선한 과정에서 머뭇거리자 “이제 내려가야 내가 연설하죠” 하면서 청중의 웃음을 유도하셨다.

2004년 4월 나는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하지만 실은 역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발의라는 노 대통령의 시련의 대가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던 것이다. 국회의원으로서 나는 노  대통령이 추구하는 노선과 가치는 옳다고 확신하였고 나 역시 그에 기여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나도 함께하였던 개혁세력은 패배하였다.

그렇지만 실패하였음에도 제대로 반성하지 못했고 무엇이 잘못인지 원인규명을 하지 않았다. 모든 것을 전임 대통령 탓으로 돌리고 나 몰라라 하면 다시 잘 될줄 알았던 것이다.

재보궐 선거의 불로소득을 내 성과로 착각하고 야만과 폭력의 전근대적 시대로 되돌아가는 이명박 정부의 행태에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다. 참으로 부끄럽다.

비록 대연정과 한미 FTA 등 동의할 수 없는 정책들이 있었지만 인간의 존엄과 가치, 정의와 민주주의 원칙이라는 노 대통령의 가치를 다시 살리려는 작은 노력도 하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은 고향 시골마을에서 농사나 짓겠다고 하는 전직 서민대통령의 존재와, 국민과 작은 소통을 하겠다는 소박한 꿈이 두려웠던 것 같다. 존재를 잊게 하고 소통의 끈을 끊어버리고 싶어했다.

그럼에도 전직 대통령이라도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말 앞에 전직 대통령이기 이전에 그야말로 누구에게나 인정되어야 할 기본적인 인권조차 무시당한 정치보복적 수사과정과 언론보도에 대해 모두가 침묵하였다.

심지어 “경제”, “성장” 이라는 말 앞에 다른 모든 가치가 희생되는 상황에 동조하기조차 하였다. 정치 인생을 함께 한 팔다리 같은 동지들이 감옥으로 가고 가장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 사위까지 조사받고 심지어 전직 대통령 소환조사가 마라톤 중계되었다. 그렇게 발가벗겨진 전직 대통령에게 남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단 한번도 비굴하거나 구차한 변명을 하지 않았던 소신과 원칙의 인물이 그의 평생의 가치와 명예를 지키고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무엇을 선택할 수 있었을까.
노무현 대통령은 야만과 폭력을 뛰어넘어 역사의 벼랑 위에서 몸을 날렸다. 참으로 비통하고 슬프다. 이보다 더 큰 비극이 어디 있을까.

그렇지만 이제 다시 시작이다. 살아남은 자들은 언제까지나 그 책임을 짊어져야 한다.

역사 속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전설과 신화로 그리고 국민의 가슴 속에 뚜렷이 각인된 실체로 다시 살아나게 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굳건하게 결단하여 박차고 일어서야 한다. 민주주의의 승리를 위해.

노무현 대통령님의 명복을 빕니다. 

2009-05-28 15:38:06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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