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트루먼 미 대통령 집무실 명패에 기록된 리더의 참된 자세다.
영화 ‘두사부일체’에서 영어교사 송선미는 수업 중 막말과 무례한 행동으로 수업을 방해하며 교권을 침해하는 일진을 꾸짖다가 따귀를 때린다. 이에 일진 학생은 어머니에게 고자질을 했고, 어머니는 다짜고짜 수업 중 교실로 무단침입해 송선미의 머리채를 잡아채며 폭행한다. 부모가 재력가이다 보니 학교장을 비롯한 학교 책임자들은 송선미를 보호하기보다는 오히려 책임 추궁에 나선다.
트루먼 전 대통령의 자기 다짐과 달리 영화 속 학교 측의 대응은 ‘공은 나에게, 책임은 부하에게’의 비겁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치권이 교권 침해로 잇따른 극단적 선택을 하는 교사들의 비극을 막기 위한 입법에 나서고 있다. 9월15일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교권보호 4법’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번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교원의 정당한 학생 생활지도를 아동학대 행위로 보지 않도록 하고, 학교 민원을 교장이 책임지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또 교육기본법 개정안은 학생 보호자가 학교의 정당한 교육 활동에 협조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교권 회복은 교육당국이 교사를 외면하지 않는 책임 있는 자세에서 시작돼야 한다. 상상을 초월한 교권 침해가 발생하는 현장의 교사를 교육당국이 외면하면 교사는 갈 곳이 없다. 공은 교사에게, 책임은 교육당국이, 명예는 함께 공유하는 교육환경을 기다려 본다.
한국학교폭력예방연구소 소장, 성균관대학교 교육학과 겸임교수,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청소년범죄 담당사무관(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