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도 손 놔…의료과실 판단할 전문기관 절실

의료사고 발생시 병원과 환자 사이에서 잘못을 판단해 주는 전문기관이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기북부권을 관할하는 의정부시 상급 의료기관인 S병원은 잦은 의료사고로 환자 가족과의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S병원은 레지던트들의 실습실이라는 공공연한 말까지 돌고 있다.

지난 4월2일 축농증 수술을 받은러 간 김모(47)씨는 왼쪽 눈이 실명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손가락 봉합수술을 위해 입원한 전영수(73)씨도 장구균에 감염되는 등 환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의정부보건소 관계자는 “의료사고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으며, 신고되지 않으면 보건소도 알 수 없다”며 “의료사고에 대한 과실을 판단하는 기관이 없고 법령도 없어 사고에 대해 보건소도 관여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4월1일 S병원을 찾아 봉합수술을 받은 전씨 가족은 “1차 의료기관을 거쳐 믿고 왔는데 건강했던 부모님이 의료사고까지 당할 때는 정말 황당해 말이 나오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병원측 관계자는 “우리나라 모든 병원이 의료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며 레지던트들이 직접 수술을 집도하는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

동두천시 생연동 김모(56)씨는 “대형병원의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며, 의료사고 발생시 환자가 병원측의 과실을 밝혀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병원과 환자의 중간에서 공정한 판단을 해줄 전문기관이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