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12월4일 호주 멜버른의 한 산부인과 분만실에서 우렁찬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다. 복도에서 서성이던 아기 아빠는 근심스럽던 얼굴이 활짝 밝아졌다. 잠시 후 간호사가 나와서 아기 아빠를 방으로 들어오라고 신호를 보냈다. 분만실에 들어서자 웬일인지 의사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아기에게 무슨 일이 있나요?” 간호사가 아기를 휘감은 하얀 천을 풀어보였고 아기 모습을 본 아빠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버렸다. “왜 오른팔이 없는 거죠?” 의사가 참담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오른팔만 없는 게 아닙니다. 왼팔도 없고 양쪽 다리도 없습니다.”
간호사가 덮고 있는 천을 다 벗겨내자 아기의 전신이 드러났다. “아니 이럴수가! 오 하나님! 어찌 이럴 수가 있습니까?” 목사인 아빠는 비틀비틀 화장실로 가서 구토를 하고 말았다. 산부인과 간호사인 산모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아기를 처음 본 순간 악 소리를 내며 정신을 잃고 말았다. 잠시 후 간신히 깨어난 산모는 모기만한 소리로 첫 마디를 뱉어냈다. “아기를 데리고 나가 주세요.” 산모는 넉 달이 지나서야 겨우 아기를 안을 수 있었다. 양팔, 양다리가 모두 없는 아기를 부모들은 차마 쳐다볼 수 없었다. 몸통에 붙어있는 것은 왼쪽 엉덩이 끝에 달랑 붙어있는 닭발 같은 작은 발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 작은 발에 발가락은 달랑 2개뿐이었다.
멀쩡한 사지를 가지고도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을 팔다리가 없는 몸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사람들은 험난한 세상에서 그 아기가 살아가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아기는 불가능의 상징이 되었다. 실제로 아기가 자라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아이들의 놀림과 따돌림의 대상이 되었다. “와, 외계인이다.” “발가락으로 밥을 먹는 더러운 놈!” 아이들의 놀림에 어린 소년은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웠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그는 엉엉 울면서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나 학교 안 갈래. 난 죽고 싶어!” 열 살에 그는 자살을 시도했다. 화장실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뒤뚱거리며 기어들어 갔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한 행동이었다.
“물에 얼굴을 파묻고 있으려니 이젠 드디어 죽는구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그리고는 바로 제 장례식 모습이 스쳐 갔죠. 엄마 아빠가 슬퍼하시는 모습이 너무나 생생하게 떠올랐습니다.” 어린 나이에도 그는 부모에게 평생 죄책감을 안겨줄 일이 걱정되었다. 그래서 다시 고개를 들고 욕조에서 빠져 나와 목숨을 건졌다. 어머니는 다른 중증 장애인들을 보여주면서 장애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게 자신뿐이 아님을 말해주었고 그의 마음도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설교를 들으면서 이런 중증 장애인일지라도 세상에 태어난 목적과 의미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는 그린피스 대학교를 졸업하고 스물아홉 살 청년이 되었을 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동기부여 강사로 우리에게 나타났다.
몸통 밖에 없는 몸으로 수영도 하고 서핑도 하고 골프도 친다. 전세계 수천만명이 그의 연설을 듣고 절망의 늪에서 벗어나 희망의 빛을 발견한다. 그는 주식과 부동산 투자 전문가이기도 하다. 2012년 2월에는 아름다운 일본계 미국인 카나에 미야하라를 만나 결혼도 하였고 건강한 자녀 2남 2녀의 아버지가 되었다. 그의 이름은 닉 부이치치로 불리는 니콜라스 제임스 부이치치다. 한국에는 2008년 2월 방송국에 소개되었고, 2010년 2월에 내한하여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연설을 하였으며, 2013년 6월에는 SBS 힐링캠프에 출연하여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억에 남는 프로를 선사했다.
그는 아직 젊지만 인생 행로는 정말 경이로웠다. 그가 태어났을 때 생존 자체가 불가능한 장애인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정상적인 인생을 살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되었고 잘해야 많은 사람들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부지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 멀쩡한 팔다리를 가진 사람들보다 훨씬 더 나은 의미 있는 다른 차원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상처 입은 이들을 회복시키고 지체장애인들을 위한 ‘사지 없는 인생’이라는 재단의 대표로 지체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고 있다.
그의 강연료나 책의 수입은 이 재단을 통해 세계 각국 중증 지체장애인들을 돕는 데 사용되고 있다. 닉은 특별한 장치와 왼쪽 발에 있는 두 개의 발가락을 사용해 글씨도 쓸 수 있다. 또 이 발가락을 이용해 컴퓨터와 타자 치는 법을 터득하게 되었다. 그의 부모들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고 그런 조건을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를 볼 때마다 많은 질문을 쏟아낸다. “글씨는 어떻게 써요?” “밥은 어떻게 먹어요?” “이는 어떻게 닦아요?” “넘어지면 혼자 일어날 수 있나요?” 그는 이런 중증 장애로 태어난 것이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라는 신의 선물이라고 말한다. 그는 강의 시간에 “팔다리가 없는 내가 넘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팔다리가 없으니 발버둥 치다가 혼자서는 도저히 못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시죠?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시죠?” 하며 실제로 넘어진다. 그리고 시도하고 시도해 머리로 책과 전화기를 대고 목과 허리를 곧추세우며 일어나는 시범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늘 강조한다. “신체 장애보다 더 큰 장애는 정신적 장애다”라고. 자신을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멋지게 감당하며 세상의 빛이 되고 있는 닉 부이치치에게 우리는 본받을 점이 너무나 많은 것을 깨닫는다. 오늘도 웃는 행복한 날 되세요.
하하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15초 웃음의 기적>, <웃음은 인생을 춤추게 한다>, <일단 웃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