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민영의료보험법 제정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민간보험사들은 또 다른 통제라며 반대하고, 시민단체 등은 공보험인 건강보험을 강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간의료보험법에 대하여 법안의 의의를 왜곡하는 재정경제부와 보험회사들의 공세가 거세다. 문제는 국민의 생활과 직결되고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중요한 법안을 제정하면서 정작 이해 당사자인 국민의 권리에 대한 부분들이 간과되고 있음을 국민건강보험 가입자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보험사들이 의료보험 상품을 판매하면서 가입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보장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서 마찰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제정될 민간 의료보험법에서는 몇가지 사항은 필히 포함되어야 국민의 권리가 담보될 수 있다고 본다.
그 첫째가 가입자들의 알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 현행 의료보험 약관은 알권리와는 거리가 있다. 약관을 제시했으므로 제대로 보지 못한 소비자의 잘못이라는 보험사의 주장은 최소한 질병정보에 관한 한 적용될 수 없다. 질병정보는 소비자의 무지가 존재할 수밖에 없고 보험회사와 같은 공급자에게 질병정보가 독점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보험회사와 소비자의 대등한 계약이나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국민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서 약관의 표준화 등 공익적 개입이 필요하다. 또한 새로운 민영의료보험법에서는 현 보험업법을 통해 양산되고 있는 수많은 소비자의 피해를 구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질병과 관련된 피해는 다른 보험과 달리 질병악화 등 피해 양상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사안이 민영의료보험법은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를 위한 방향으로 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60%대의 낮은 상황에서 민영의료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어쩔 수없는 선택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80%대로 높아진다면 상황은 전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본다. 암 등 중증질환자에 대한 본인 부담율이 10%까지 내려가자 암보험 시장이 축소된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정부는 건강보험보장성을 80%선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민영의료보험이 건강보험의 법정 본인부담금을 보장하는 상품을 판매하게 된다면,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는 사실상 어려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민영의료보험에서는 이를 제외시켜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본인 부담금은 의료소비자들의 무분별한 의료이용에 따른 과도한 의료비 지출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정책적 수단이기도 하다. 이해당사자들의 손익에 우선한 법안제정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국민의 이득이 우선시되는 법제정으로 민영의료보험과 국민건강보험이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