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나간 제64주년 광복절을 기해 정부는 다양한 기념행사와 추모행사를 가졌다.
그러나 의례적인 기념과 추모만으로 광복절을 보내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건국 이후 우리는 정치적 사회적으로 엄청난 시련과 격랑을 거치면서 오늘의 번영을 이루어 냈지만 광복 이전의 일제 침략사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면서 광복의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일제는 한반도를 강점한 이후 또 다시 대동아권을 일본의 속국으로 만들려는 야욕을 불태우며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켰다.
만주국이라는 일제의 침략정부를 세우고 이를 발판으로 1937년에는 다시 중일전쟁을 일으켜 수십만의 중국인들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지르게 되자 분노한 중국인들은 이념을 떠나 국공합작에 의한 강력한 항일투쟁을 전개하게 되었다.
이에 일제는 광활한 중국대륙을 더 이상 지배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 하에 중국 본토 공격을 유보한 채 일제의 대동아권 정책에 반대하던 미국에 선전포고도 없이 진주만을 공격, 태평양전쟁이 발발하게 되었다.
그러나 전세를 만회하려던 일제는 결국 미드웨이 해전에서 미국에 패하고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한 원자폭탄의 위력으로 패망하게 되었다.
태평양전쟁은 종결되었으며 이후 우리 한반도와 중국은 일제의 오랜 식민상태에서 해방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의 해방을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이 패함으로써 얻어진 부산물로 해석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사적 이해의 부족이라고 본다.
미국의 승전이 우리나라 독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나 그간 우리 조상들은 국권이 침탈된 이후 나라를 되찾기 위해 줄기차게 독립운동을 전개해 왔으며 수십만명이 체포되어 갖은 고문과 옥고를 치르면서 조국광복의 꿈을 잃지 않고 민족혼을 불살랐다.
또한 사랑하는 처자식과 부모형제를 조국에 남겨두고 낯설고 물설은 북간도, 만주, 중국, 노령 등으로 건너가 풍찬노숙하며 조국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하여 투쟁하였다.
상상조차 어려운 갖은 고초를 겪으며 조국 독립을 이룬 수많은 독립유공자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광복이 있었다는 사실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우리가 8.15를 해방이라고 부르지 않고 광복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해방’은 일제의 지배를 받던 민족이 자주적인 독립의지와 관련 없이 외부적인 요인에 의하여 피동적으로 풀려났다는 소극적인 개념이며, ‘광복’은 일제의 지배를 받던 우리 민족이 자주적인 항일독립투쟁을 통하여 주체적으로 극복 내지 쟁취하였다는 적극적인 의미를 가지는 개념인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민족의 역사를 창조해 나가는 과정에서 항시 자긍심을 가지고 주체적이고 발전적으로 추구해 나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과거에 대한 인식과 자주국가를 지켜나가려는 국민적 노력 없이는 민족의 올바른 정통성과 주체성이 확립될 수 없으며 나아가 조국의 통일도 이루어 낼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