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4일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는 <극단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 한국 초연 40주년 기념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세미나에는 국내 연극계 주요 인사를 비롯하여 ‘고도를…’에 출연했던 배우 전무송씨와 연극영화 전공 대학생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허순자 서울예술대학 교수(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된 세미나는 유민영 단국대학교 명예교수, 김미혜 한양대학교 연극학과 교수, 구히서 연극평론가가 작품과 관련된 발제를 했다.
이 작품의 연출가인 임영웅 산울림 대표는 ‘고도를 기다리며 40년과 나의 연극 인생’이라는 주제로 ‘고도를…’을 선택한 이유 등을 설명했다.
임영웅 대표는 “‘고도를…’을 높이 평가해주고 한국 초연 40주년 기념 초청공연과 세미나까지 개최한 의정부예술의전당에 감사하다”며 “오전에 열린 모닝연극에서 그 어떤 공연보다 훌륭한 관람태도를 보여준 의정부 관객들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대학생들이 주요 관객층인데 반해 의정부의 많은 주부님들이 관람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유민영 명예교수는 <극단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가 리바이벌 작품이 아닌 리메이크임을 강조하며 연극에서 보여주는 ‘장인정신’의 의미에 대해 강조했다. 또 이 작품이 한국 연극사에 던진 의미로 ▲한국 연극의 인문주의로의 발전 ▲한국 연극 수준의 발전 ▲우리나라 연출의 발전과 배우들의 성장을 이끌어낸 점 등을 꼽았다.
김미혜 교수는 헝가리 태생의 연극학자 마틴 에슬린의 ‘부조리극’이라는 저서를 인용하여 부조리극의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고도를…’의 관람포인트를 알려줬다.
구히서 평론가는 “지난 40년 동안 평론가이자 관객의 사람으로서 꾸준히 ‘고도를…’을 보아왔다”며 “이 작품이 긴 시간 이어져 올 수 있었던 힘은 연출가 임영웅의 집념뿐 아니라 세계 유수 페스티벌에 초청되어온 외부적인 힘의 결합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임영웅 연출가는 “‘고도를…’은 우연 같지만 필연적인 운명이었다”며 “음악가 집안에서 운명처럼 연극이 다가왔으며, 대학 진학시 예술을 하지 않길 바라는 집안의 뜻에 따라 다른 전공을 선택했지만 결국 연극을 배울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일보극장 개관기념 공연으로 선택한 ‘고도를…’은 간단한 무대에서 간단한 장치로, 등장인물이 적으면서도 사회적 문제를 갖고 있는 작품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다 갖췄으며, 연출을 하기 위해 다시 읽은 희곡은 또 다른 장벽이었지만 결국 길은 텍스트 안에 있었다”고 말했다.
초연 당시 사뮈엘 베케트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연 일주일 전 전회 매진되었고 이틀 연장 공연도 다 매진된 ‘고도를 기다리며’.
“연극은 인간을 그리는 예술이다. 무대에는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가 펼쳐지고 그걸 본 관객들에게 작품을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도움을 주어야 한다.” 연출가 임영웅의 연극관이다.
<극단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9월4일 오전 11시 모닝연극과 오후 7시30분, 9월5일 오후 3시 많은 관객들의 호응 속에 40주년 기념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