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인사의 지각.
어느 나라를 망라하고 ‘약속’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것은 교육의 기본이다. 하지만 지난 6일 교육관료들을 대표하는 김진춘 경기도교육감이 아무런 양해도 없이 주민들과의 약속시간을 1시간이나 어겼다. 1시간씩이나 추위에 떨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 1시간이나 늦게 왔으면서도 ‘미안하다’는 인사말 없이 직원의 보호를 받으며 교육청 안으로 들어가는 김진춘 교육감을 바라보는 학생들은 어떠한 심정이었을까.
교육청은 학생들을 위한, 학생이 주인이 되는 곳이다. 청사 역시 학생들의 교육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건물일 뿐이다.
6일 김진춘 교육감과 ‘잘못된 고교입시제도’로 고교 탈락 위기에 놓인 학부모 대표단들의 면담을 지켜보러 온 학생과 학부모들. 이들 손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심지어는 이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호소하는 피켓조차도 없었다. 시위를 하러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잘못한 게 많아 언론인 출입까지 막는다”는 한 학부모의 말처럼 무엇이 두려워 학생들과 학부모, 면담 대표자들까지도 추위에 내몰며 교육청 출입을 막았는지 궁금하다.
한 교육청 직원의 “여기가 어딘데 감히 올라왔냐”는 말처럼 교육청이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서는 안 될 대단한 곳인지 되묻고 싶다.
청사 밖에서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는 면담을 기다리는 학부모들은 “작은 희망을 기대하고 조금이라도 빨리 면담결과를 알고 싶은 절박한 심정으로 교육청을 찾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잘못된 고교입시제도의 희생양이 된 자녀들이 안타깝기만 한데, 간절한 마음으로 추위에 떨며 교육감과의 면담이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어린 자녀들에게 부모들은 옷을 여며주는 일 밖에 할 수 없었다.
2006년 의정부 고입사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올해만 넘긴다고, 학부모들의 교육청 출입을 막는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교육은 백년대계다.
정말로 김진춘 교육감 등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들이 의정부 고입 탈락위기에 놓인 학생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공감한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의정부 고입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