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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시의회 권영기 의원은 2월26일 열린 제336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하고 ‘관내 1인 가구에 대한 자살 방지·예방 시책 마련’을 주문했다.
권 의원에 따르면, 2019~2023년 사이 동두천에서는 모두 176명, 연평균 3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권 의원은 개인의 자살이 사회에 남기는 상처를 우려하며 “100% 개인적인 자살이란 없다. 모든 자살은 결국 사회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본인의 의정활동 목표를 시민 ‘건강과 안전’으로 삼고 있다는 권 의원은 “건강과 안전의 대전제인 ‘생명’이 최우선의 보호를 받아야 할 가치”라고 역설했다. 권 의원은 “통계적으로 자살 위험이 다인 가구보다 높은 1인 가구에 대한 시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권 의원은 “현재 시에서 운영 중인 자살 예방 프로그램 대부분이 노령층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청년과 중장년층 1인 가구에 대한 정신건강 고위험군 선별검사·심층상담·정서지원 등의 ‘생명 안전망 구축’을 제안했다.
“역설적으로 자살은 가장 강렬한 삶에의 갈망이다”라는 말을 인용한 권 의원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보내는 S.O.S. 신호를 촘촘히 감지하는 사회적 안테나와 그 신호에 때맞춰 응답하는 따뜻한 손길이 동두천을 살린다”고 강조했다.
<이하 5분 자유발언 전문>
존경하는 동두천시민 여러분!
김승호 의장님과 동료 의원님 여러분!
박형덕 시장님과 공직자 여러분!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무소속 시의원, 영원히 기억되고 싶은 동두천의 일꾼 권영기입니다.
오늘 저는, 사실 입에 올리기가 좀 힘들고 무거운, 그래서 우리가 공공연하게 화제로 삼기를 주저하는 문제에 대해 용기 내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모두 176명, 한 해 평균 35명. 우리 동두천의 고귀한 생명이 스스로 이 세상을 등졌습니다. 세상 그 무엇보다도 가슴 아프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삶의 불꽃을 스스로 꺼뜨린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최대 비극입니다. 떠난 이가 남기는 그 상처는 깊고도 선명합니다. 남겨진 가족과 지인들에게는 평생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 고통입니다. 아무런 연고 없이 홀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우리 사회는 그 쓸쓸한 극단적 선택의 자취를 피멍으로 안게 됩니다.
다양한 사회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일어나는 다른 사건·사고들과는 달리, 자살은 단지 한 인간의 가장 개인적이고 사적인 선택일 뿐이라는 시각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항상 그를 둘러싼 사회적 환경 속에 있는 존재이며 인간과 사회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이기에, 100% 개인적인 자살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모든 자살은 결국 사회적인 것입니다.
제9대 의회 등원 이후로 본 의원은, 의정활동의 최고 목표이자 최대 관심사로 우리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염두에 두어 왔습니다. 행정, 특히 지방행정이 해결해야 할 수많은 과제 중에서도, 제일 우선적으로 행정 역량이 투입되어야 할 분야는 다름 아닌 시민 건강과 시민 안전이라는 소신을 저는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결국 ‘건강과 안전’이라는 것도 그 전제가 되는 것은 바로 ‘생명’이며, 생명은 다른 그 어떤 것보다도 최우선적으로 지켜지고 보호되어야 할 가치라는 당연한 사실을, 그래서 지역사회는 그 구성원 중 누구 하나도 스스로 삶의 끈을 놓아버리는 선택에 이르지 않도록 노력하고 애써야 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오늘 본 의원은 새삼 강조하고자 합니다.
작년 제2차 정례회와 지난달 임시회 5분 자유발언에서 본 의원은, 관내 1인 가구에 대한 지원 강화와 정책 마련을 제안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특히 1인 가구는 통계적으로 자살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그러하기 때문에 1인 가구에 대한 경제적·정서적 지원에서, 우리는 자살 예방과 방지를 정책의 우선순위 최상단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관내 발생한 자살 사건의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된 것이 경제적 어려움과 정서적·정신적 문제인 바, 이는 다인 가구에 비해 1인 가구가 특히 심각하게 직면하는 문제와 정확히 겹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시에서는 ▶생명사랑 마을조성, ▶생명존중 안심마을 운영, ▶마음챙김 프로그램, ▶생명사랑 투게더, ▶노인 집단상담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자살 방지 사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체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삼고 있는 이러한 사업들에 더하여, 저는 시 자체적으로 청년과 중장년 1인 가구에 대한 자살 예방과 방지 시책도 추가로 마련하실 것을 제안 드립니다. 그 선도 사례로서, 인천시가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1인 가구 대상 자살 예방 사업’인 「Alone? All one! (얼론? 올 원!)」 프로그램을 참고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인천의 이 사업은 청년과 중장년을 포함한 모든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고위험군 선별검사, 심층 상담, 생애주기별 맞춤형 심리·정서 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느 소설가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역설적으로, 자살은 가장 강렬한 삶에의 갈망이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실행에 옮기기 전에, 여러 가지 신호를 보낸다고 합니다. 그 신호는, 강렬한 삶에의 갈망에서 비롯되는 절박하고 처절한 마지막 S.O.S.입니다. 우리는 그 구조신호를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됩니다. 그 S.O.S. 신호를 촘촘하게 감지하는 사회적 안테나, 그리고 그 절박한 구조신호에 때맞춰 응답하는 따뜻한 손길은 힘든 처지에 놓인 사람을 살리고, 나아가 우리 동두천을 살립니다. 특히나 취약한 우리 동두천의 1인 가구를 위한 생명 안전망 구축에 더욱 관심 가져 주시기를 바라며, 이만 발언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