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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2일 오후 4시30분경, 의정부역을 이용하려던 시민 윤모씨(55)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2층 대합실을 가득 채운 매캐한 매연으로 눈이 맵고 목이 칼칼했기 때문이다.
윤씨가 이유를 알아보니, 교외선 운행 열차가 디젤 엔진을 사용하고 있어서였다. 이 디젤 열차가 정착지인 의정부역에서 시동을 걸어놓고 운행 대기를 하면서 경유 타는 매연이 역사는 물론 대합실까지 퍼진 것이다. 업친데 덥친 격으로 이날은 중국발 황사와 초미세먼지로 대기환경이 매우 좋지 않았다.
1963년 개통된 교외선은 운영 효율성 문제와 경제적 적자 등의 이유로 지난 2004년 운행이 중단됐다가 지역경제 및 관광 활성화, 경기북부 교통 개선 등을 위해 올해 1월11일 재개통됐다. 현재 고양시 대곡역과 원릉역, 양주시 일영역과 장흥역, 송추역을 거쳐 의정부역 사이를 하루 8회 오간다.
그러나 ‘추억의 교외선’이 디젤 열차를 사용하고 있어 ‘과거회귀’ 등 각종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양주시 장흥면 일대에는 ‘양주시와 철도청은 시끄럽고 흔들려서 못살겠다! 교외선 열차 소음과 진동, 매연을 해결하라!’, ‘양주시와 철도청은 탱크보다 더 큰 소음과 진동! 디젤 열차 운행을 즉시 중단하거나 교체하라!’ 등의 현수막이 널려 있다.
이에 대해 양주시 관계자는 3월14일 “매연과 소음, 진동 민원이 많다”며 “매연 문제는 한국철도공사에 조치를 요구하고 있지만, 디젤 엔진이어서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는 답변을 받고 있다. 차량 점검 말고는 전동차로의 교체 등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음은 국가철도공단에 방음벽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한달에 2~3건씩 소음 민원이 접수돼 한국철도공단에 방음벽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면서도 “매연 민원은 딱히 들어온 게 없다”고 말했다.
윤씨는 “최근 의정부역사는 1980년대로 회귀했다. 디젤 엔진 굉음과 썩은 경유 냄새가 불쾌지수를 높이고 있다”며 “가뜩이나 초미세먼지로 호흡기 질환이 재발되고 있는데 교외선 때문에 더 악화될 것 같다. 한국철도공사의 시대착오적인 열차 선택이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의정부시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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