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넷째주 금요일, 대한민국은 '서해수호의 날'을 기념한다. 이 날은 2002년 6월 29일 발생한 서해교전과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폭침 사건을 포함하여, 서해에서 벌어진 여러 차례의 군사적 충돌을 기억하고, 그로 인해 희생된 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한 날이다.
아직도 생생하다. 나는 그 해가 희생의 슬픔으로 뒤덮일 줄 몰랐다. 해가 넘어가고 봄이 천천히 찾아오던 때, 내 눈에 들어온 건 해군 함정이 침몰했다는 속보였다. 북한의 공격에 의해 46명의 장병이 목숨을 잃었으며, 그 충격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깊은 아픔과 상처로 남아 있다.
서해에서 일어난 북한의 수 차례 불법 공격과 무력 도발을 규탄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웅을 기억하며, 2010년 3월 26일 금요일, 천안함이 공격받아 속절없이 가라앉던 그때처럼 3월 넷째 주 금요일이 영웅과 우리를 연결하는 매개체가 되었다.
서해5도는 단순한 섬이 아니다. 흔히 말하는 군사적 요새뿐만이 아니다. 당장 생업에 나서야 하는 어민의 일터이고, 사뿐사뿐 걷는 아이들의 학교이자, 삶을 위해 육지로 가야 했던 이들의 고향이다. 심지어 자유를 위해 남쪽으로 피난가야 했던 실향민들이 고향의 해변을 바라보는 전망대가 된다. 미국이 우리의 북진을 말리고자 세웠던, 북방한계선이라는 지정학적 요인 그 이상의 삶이 푸른 서해에 스며들어 있다.
그렇다면 10번째 서해수호의 날을 맞는 우리는 지금 어떻게 이들의 희생을 받아들일까? 다행히 해가 거듭하며, 나라 수호의 중요성과 국군이 짊어진 숭고함이 주목을 받는다. 그때의 영상과 영웅들의 인터뷰, 또는 회고를 다시 찾아보려는 노력 덕분일 것이다. 여러 번 반복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흔들리지 않고 출근하고 등교하면서, 나와 내 이웃의 삶을 지켜야 한다는 다짐은 단단히 서있다.
우리의 안전과 평화는 수많은 희생과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과거의 희생을 통해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더욱 단단한 안보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지금도 드넓은 서해 바다에서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많은 분들께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