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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시의회 권영기 의원이 공무원 인사에 ‘다면평가제’ 도입을 검토하라고 동두천시에 주문했다.
4월7일 열린 제337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에 나선 권 의원은 “사자성어인 ‘맹인모상(盲人摸象)’, 즉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속담의 가르침처럼 어떤 사람의 전체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면을 함께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사가 부하직원을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현행의 하향식 단면평가만으로는 조직 구성원에 대한 제대로 된 자질과 능력 평가가 어렵다”고 지적하며 “이를 보완하여 상사의 평가는 물론 부하직원의 상향 평가와 동료 직원의 수평적 평가, 그리고 일반 시민의 외부 평가까지 반영하는 다면평가제 도입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 의원은 “다면평가제 도입은 인사고과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고 피평가자의 수용성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며 기관장 재량으로 실시할 수 있는 다면평가제 도입을 바라는 상당수 공무원의 여론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권 의원은 “다면평가제 도입을 위한 직원 의견 수렴에 나서라”고 촉구한 뒤 “공직자들의 어깨에 시의 미래와 시민 행복이 짊어져 있다. 공직자들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한다”며 공무원들에게 감사와 격려의 뜻을 전했다.
<이하 5분 자유발언 전문>
존경하는 동두천시민 여러분!
김승호 의장님과 동료 의원님 여러분!
박형덕 시장님과 공직자 여러분!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무소속 시의원, 영원히 기억되고 싶은 동두천의 일꾼 권영기입니다.
맹인모상(盲人摸象)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장님’이라는 단어, 이 낱말은 원래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존칭의 표현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의미가 비하적인 것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되도록 사용해서는 안 되는 단어라고 합니다. 그래서 죄송합니다. 먼저 양해를 구하겠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속담인 ‘장님 코끼리 만지기’를 뜻하는 사자성어가 바로 ‘맹인모상’입니다.
‘맹인모상’은 일부분만 알면서 전체를 안다고 생각하는 착각을 비유적으로 꼬집는 말입니다. 코끼리의 상아만 보면 창처럼 뾰족하지만, 다리만 보게 되면 나무로 보일 수 있습니다. 코만 보면 뱀으로 보이기도 하고, 넓은 몸통만 보고서 벽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맹인모상’은 어떤 사람이든, 사물이든, 전체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면을 관찰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교훈을 담은 사자성어입니다.
한 개인의 위치 또는 역할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부모이면서 자식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형·오빠이면서 누나·언니, 동생 또는 선후배나 친구일 수도 있습니다. 인간 사이의 관계라는 것은 상호적이고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그래서 그 사람이 맡고 있는 역할의 여러 면을 동시에 살펴볼 때 비로소 보다 정확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저는 오늘 공무원 인사 평가에 있어서 ‘다면평가제’ 또는 ‘360도 평가제’의 도입을 검토해 보자는 제언을 드리고자 합니다. 물론 직원에 대한 인사는 시장의 고유 권한이고, 그 부분에 대한 외부의 간섭 또는 개입은 금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본 의원의 오늘 발언은 어디까지나, ‘긍정적 검토’를 바라는 ‘건의’라는 점을 먼저 전제하겠습니다.
현재 우리 시의 인사 평가는 상사가 부하직원을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하향식 단면 평가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단면 평가와 다면평가 모두, 각각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하향식 단면 평가는 상사의 평가에만 의존하여 상사의 주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고, 따라서 조직 구성원의 자질과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다면평가제는 이를 보완하여 상사의 평가는 물론 부하직원의 상향 평가와 동료 직원의 수평적 평가, 그밖에 필요한 경우에는 일반 시민의 외부 평가도 함께 반영하여 리더십과 능력, 태도와 실적 등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즉 360도 모든 방향에서 평가를 실시하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코끼리의 전체 모양을 정확히 그려내는 데 필요한 것처럼, 조직의 구성원은 누군가의 부하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상사이자 부하, 또는 동료라는 여러 위치에서 여러 역할을 동시에 함께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 다양한 역할 속에서의 태도와 실적을 여러 각도에서 복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더 정확한 평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면평가제는 평가의 주체를 다양하게 하여 인사고과에 대한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고 결과에 대한 반발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면 평가보다는 다면평가가 평가를 받은 사람이 수긍하는 수용성이 높고, 그러하기 때문에 평가 결과에 드러난 각자의 장점과 단점을 살펴서 자기반성과 성장의 동기로 삼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다면평가제에도 단점은 있습니다. 객관적인 능력과 실적보다는 인간관계나 온정주의에 좌우될 위험도 있고, 단면 평가보다 훨씬 시간이 많이 들며 어렵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단면 평가와 다면평가 상호 간에 얽혀 있는 서로의 교환적인 장단점이기 때문에 평가 방법과 지표의 객관성을 높이고 운용의 묘를 잘 살린다면 어느 정도는 해소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990년대 대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다면평가는 현재, 공무원 성과 평가 규정 제28조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대통령령에도 규정된 공무원 다면평가제는 의무 사항은 아닙니다. 기관장의 재량으로 실시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 본 의원이 다면평가제 도입 검토를 건의드리는 것은, 상당수 많은 공무원이 다면평가제 도입에 긍정적인 반응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승진’ 그 하나만 바라보면서 격무와 박봉을 견뎌야 하는 우리 공무원 조직은, 말 그대로 인사가 만사입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인사라는 건 있을 수 없다지만, 항상 인사 시즌만 되면 불만과 불평이 터져 나오기 일쑤입니다. 오해는 마시기를 바랍니다. 지금의 공무원 인사가 잘못되었다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이것은 최종 인사권자인 시장이 누구든 간에 늘 있어 왔던 문제입니다.
제가 직간접적으로 접하는 시청 공무원들 여론의 상당수가 다면평가제 도입을 원하고 있습니다. 보다 다면적이고 다각적인 종합적 평가를 기대하는 마음에서 바라는 사람들도 있고, 극히 일부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소수의 소위 갑질 과장·팀장들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다면평가제 도입에 찬성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오래전에 우리 동두천시청도 인사 평가에 있어서 다면평가제를 일부 실시했던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오늘 본 의원의 건의를 계기로, 시 인사 부서에서는 다면평가제 도입에 관한 직원 의견 수렴이라도 한번 해 보시는 것이 어떠할지 조심스럽게 제안해 드립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인사는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보다 많은 이가 납득할 수 있게 하면서, 인사에 대한 불평과 불만,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조직에 대한 실망과 좌절을 줄일 수 있는 한 방법으로서, 다면평가제 도입을 진지하게 검토해 주실 것을 당부드리는 바입니다.
우리 동두천을 더욱 새롭게! 그리고 시민 여러분을 더욱 힘 나게! 하는 주인공은, 바로 800여 공직자 여러분들입니다. 그 묵묵한 희생과 헌신, 한결같은 열정과 성실함에 대해서, 시민을 대표해 고개 숙여 마음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어깨에 동두천의 미래와 시민 행복이 짊어져 있습니다. 항상 지금처럼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실 거라 굳게 믿으면서, 공직자 여러분의 건승과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기원해 드립니다.
공직자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 힘 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