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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경기도 노동안전지킴이를 시작했던 때는 2020년 봄. 그때는 현장을 방문하면 우리를 맞이하는 책임자들의 분위기가 항상 냉담했다. 현장소장님은 투덜거리기 일쑤였고, 오히려 멋쩍은 마음에 내가 먼저 너스레를 떨곤 했다.
“사고도 없이 잘하고 있는 소규모 현장에 뭘 이렇게 자주 오냐”는 소장님들의 예민한 반응이 대부분이었고, “아침에도 점검받았다”며 불평을 터뜨리는 분도 있었다. 하루에도 두세 곳에서 현장점검이 나왔을 테니 그럴 만도 했다. 그 당시만 해도 점검 전 책임자에게 현장점검의 목적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점검 협조를 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2025년 현재는 그때와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그동안 우리 지킴이들의 적극적 지도 개선과 안전교육 및 안전점검 활동에 힘입어 관리자와 노동자들이 안전의식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스스로 개선하는 것이 느껴진다.
남양주시 지킴이 5년차. 내가 점검한 현장이 3,000개 이상이 되었다. 이제 점검을 나가 보면 현장소장님이나 노동자들의 얼굴이 퍽 익숙하다. 그들이 먼저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어 주기도 한다. 과거에 날카롭게 대응하던 관리자들도 이제는 나를 반갑게 맞이해 준다.
“안전시설에 누락된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라며 점검 업무에 호의적으로 대응해 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불시 점검 시에도 이미 안전보호구를 스스로 착용하고 있는 모습과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작업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안전의식이 바뀌어 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위험 요소가 있다며 현장 방문을 먼저 요청한다거나 위험한 공정이 있으니 작업 착수 전에 작업자 안전교육을 요청하는 소장님들을 보며, 안전사고 예방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는 것을 새삼 체감한다.
이러한 변화에는 많은 도움과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수행기관인 경기북부노동인권센터의 지속적인 홍보 캠페인, 컨설팅과 지난해 도입된 안전의 날 행사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더불어 현장 관리자와 노동현장 실무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사고 발생률이 높은 50억원 미만의 소규모 현장에 대한 중점적 상시 점검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낸 것으로 사료된다.
경기도 건설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한지 올해로 5년차다. 남양주 건설현장의 사망 사고율은 해마다 줄어들고 있고, 우리가 담당하는 남양주시에서는 지난해 중대 재해가 1건 발생했다는 안도감이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보람을 안겨준다. 이는 현장점검의 효과가 사고를 감소시켰다는 고무적인 결과로써 우리 지킴이들에게 직업의식과 책임감을 고양하는 원동력이 된다.
지난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노동안전지킴이로서 성실하게 반석을 다져왔다는 자부심이 든다. 이 반석을 기반으로 2026년 사고 사망 만인율 0.29%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역량을 키워나갈 때다. 나 자신의 발전과 남양주시 현장의 영원한 무재해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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