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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여고 졸업 고대 법대 졸업 고대 법학연구원 연구원 본지 자문변호사 |
법정 스님의 저서인 <산에는 꽃이 피네>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있다.
‘불교 경전은 말하고 있다. 입에 말이 적으면 어리석음이 지혜로 바뀐다고. 말하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 생각을 전부 말해 버리면 말의 의미가, 말의 무게가 여물지 않는다. 말의 무게가 없는 언어는 상대방에게 메아리가 없다.‘
‘인간은 강물처럼 흐르는 존재이다. 우리들은 지금 이렇게 이 자리에 앉아 있지만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다. 늘 변하고 있는 것이다. 날마다 똑같은 사람일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남을 판단할 수 없고 심판할 수 없다.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서 비난을 하고 판단을 한다는 것은 어떤 낡은 자로써 한 달 전이나 두 달 전 또는 며칠 전의 낡은 자로써 현재의 그 사람을 재려고 하는 것과 같다. 그 사람의 내부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비난은 늘 잘못된 것이기 일쑤이다. 우리가 어떤 판단을 내렸을 때 그는 이미 딴 사람이 되어 있을 수 있다.
말로 비난하는 버릇을 버려야 우리 안에서 사랑의 능력이 자란다. 이 사랑의 능력을 통해 생명과 행복의 싹이 움트게 된다.‘
읽고 나서 너무나 공감이 많이 갔던 문장들이었다.
나를 비롯해서 인간은 얼마나 많은 말을 하고 싶어 하는가. 그 말의 대부분이 자기 정당화, 자기 합리화, 자기 변명이라는 생각이 드니 절로 고개가 숙여지면서 많이 부끄러워졌다. 그러면서도 타인을 비난할 때는 또 얼마나 잔인하게 굴었던가.
말의 무게가 없는 언어는 상대방에게 메아리가 없기 때문에 말의 의미와 말의 무게가 여물 때까지 침묵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느끼면서, 침묵하는 법을 배우기도 전에 무턱대고 남을 비난하고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가를 깨닫게 되었다.
우리들도 늘 변하고 있고 항상 같지 않다. 그것은 타인들도 마찬가지이다. 과거의 잣대를 들이대면서, 이미 변했고, 현재도 변화하고 있는 타인에 대해서 우리가 너무 잔인한 비난과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추해볼 일이다.
타인에 대한 비난과 판단을 내리기 전에 상대방에게 메아리가 있는 말의 무게를 키울 수 있도록 스스로 침묵하고 말을 하고 싶은 충동을 참는 법을 배우는 것이 많이 필요하다고 느끼면서 아울러 경전의 말씀에도 입에 말이 적으면 어리석음이 지혜로 바뀐다고 하는데, 이 기회에 필자의 어리석음을 지혜로 좀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을이 점점 깊어가는 이 계절에 말 대신 독서로 지혜를 채워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