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뢰(傀儡)는 허수아비 괴(傀)와 꼭두각시 뢰(儡)로 ‘남이 부추기는 대로 따라 움직이는 노예 인형’을 말한다.
전체주의는 괴뢰를 사랑한다. 공산주의, 군국주의, 나치즘 등 글로벌 독재자들은 괴뢰국을 총애했다.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서로를 ‘북괴’와 ‘남조선 괴뢰’라고 비하한 적이 있다. 현재는 북한만이 필요에 따라 ‘남조선 괴뢰’니, ‘삶은 소대가리’니, ‘리재명’이라고 비하하고는 한다.
남조선 괴뢰는 한국이 미국의 꼭두각시라는 프레임이다. 북한은 소련과 중국 공산당을 오가는 외교를 주체사상으로 둔갑시키며 한국을 ‘미제의 괴뢰’라고 공격했다. 국내 일부 친북 세력은 여전히 이를 맹종하고 있으니 통탄할 따름이다.
20세기 괴뢰의 대표는 일제 만주국이다. 일본 관동군은 1931년 9월18일 밤 남만주 철도 선로를 폭파했고, 이를 중국군 소행이라는 가짜뉴스를 퍼뜨려 침략 명분으로 삼았다. 중국 장제스는 졸지에 외환 우두머리가 됐고, 침략자 관동군은 만주 해방군으로 행세하며 6개월 만에 청의 마지막 황제 푸이를 괴뢰 수괴로 옹립해 만주국을 수립했다. 이름뿐인 황제 푸이는 일제의 괴뢰 우두머리였고, 만주족은 괴뢰 동조세력이 됐다.
일제는 역사 조작에 통달했다. 만주족 성지인 만주에 괴뢰국을 세워 침략을 호도하고 미화했다. 만주국 통치이념을 오족화합(五族和合)이라고 정했다. 일본인·한족·만주족·몽골족·조선족 등 5개 민족이 협력해 아시아의 번영을 구현하자는 협치 메시지다. 실제로는 자신들의 독재일 뿐 나머지 4개 민족은 괴뢰 노예였다. 만주족은 한족보다 더 천대당했다.
일제는 만주국을 국정 실험도구로 삼아 ‘안 되면 말고’식 막가파 통치를 자행했다. 덕분에 일본인을 제외한 4개 민족은 막사니즘의 노예가 됐다.
일제는 침략과 독재에 대해 인위적인 억지 논리를 남발했다. 오류가 생기면 예외라면서 본질을 흩뜨리며 중국 책임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이에 반발하면 구속하거나 학살했다. 후일 북한 공산당이 가짜뉴스로 반대파를 숙정하고 처형하는 모습과 오버랩된다. 박헌영도 미제의 간첩으로 처형됐으니 유구무언이다.
전체주의는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기에 괴뢰국을 선호했다. 자신의 야욕을 감추고 바지사장을 내세워 면피하면서 특권층으로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속셈이다. 게다가 노예근성을 못 버린 괴뢰 수괴와 그 팬덤층은 강대국에 빌붙어 남은 밥이라도 주워 먹으려고 사족을 못 쓴다.
96년 전 만주사변이 터진 지난 9월18일, 일제 괴뢰 만주국의 비참한 운명을 생각하니 스스로 노예를 자처하는 괴뢰 수괴와 그 추종세력은 역사의 역적이라는 상식이 새삼 떠오른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