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은 입자 및 입자 집단을 다루는 현대 물리학의 기초 이론이다. 입자가 가지는 파동과 입자의 이중성, 측정에서의 불확정 관계 따위를 설명하는 학문이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부패 입자의 파동으로 부패 집단이 자극을 받아 권력 부패가 일어나는 법이다.
조선 희대의 요녀 상궁 김개시는 선조, 광해군 때 국정농단의 대명사다. 연산군에게 장녹수가 있다면 광해군은 김개시다. 둘 다 군주를 유혹해 자신의 치마폭에서 국정농단을 저질렀다. 특히 김개시는 선조와 광해군을 유혹해 ‘부자 승은’을 입은 요녀다.
김개시는 광해군 때 20대에서 30대까지 국정에 개입해 권력을 휘두르며 권력형 비리를 저지르다가 부귀영화를 누리면서도 인조 쿠데타 세력에 빌붙어 광해군을 배신했지만, 서인 내란 세력에 의해 용도폐기되어 참수됐다. 배신자는 배신으로 보답받는 법이다.
김개시는 광해군 세자시절에 권력을 접했다. 첫 근무지인 동궁에 입궁해 비상한 머리로 문서 업무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선조의 나인으로 발탁돼 선조의 승은을 입어 특별상궁이 됐다. 가무에 능하고 정무감각과 권모술수가 뛰어나 광해군의 문고리 권력이 돼 근정전의 최고 실세로 행세했다. 모든 권력은 김개시의 요사스런 입과 치마폭에서 나왔다.
<인조실록> 인조 1년 7월6일 기사를 보자.
“전 감사 황근중(黃謹中)은 가는 곳마다 재물을 탐내고 궁금(宮禁)에 아첨하여 전라 감사에 임명되었습니다. 그리고는 김 내인의 가까운 친척 유지령(劉智齡)과 친교를 맺어 수군의 미포(米布)를 공물이라고 핑계하여 지령의 집에 거두어 보내고 잉임(仍任)되기를 도모했으니, 사대부들이 그와 함께 서는 것을 부끄럽게 여깁니다.”
어기서 김 내인이 바로 김개시다. 광해군의 최측근답게 부패의 몸통으로 군림했다. 비열한 권력 사냥개들은 김개시에게 아첨해 썩은 고기라도 주워 먹으려 했으니 민생이 도탄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조선 역사상 몸로비로 아버지와 아들의 스캔들을 일으킨 요녀는 김개시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라가 망하는 데는 최측근 요녀와 그 요녀에게 놀아난 권력자, 둘의 궁합만 잘 맞으면 족하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