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서 웃어요? 웃기 때문에 행복하죠”
그 곳은 웃음이었다. 치유의 눈물이었다. 웃음과 눈물이 교차하며 사람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신비로운 세상이었다. 웃음이 바로 행복임을 깨닫게 하는 삶의 도량이었다. 그들은 ‘웃음 광신도’ 같기도 했다.
의정부시 의정부1동 오혜숙산부인과 건물 4층에 자리잡은 하하 웃음행복센터가 매주 월요일 오후 3시, 웃음행복교실을 열고 있다. 지난 4월 처음 시작한 웃음행복교실은 10월26일 현재 50여명의 회원이 등록되어 있다. 만성두통,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물론 사업에 실패하여 마음에 상처받은 사람, 사회에 적응하기 힘든 사람, 건강과 행복에 관심있는 사람이 알음알음 모였다. 암환자도 10여명 된다.
웃음은 부작용 없는 만병통치약이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 1분 웃으면 인상이 변하고 매일 웃으면 인생이 변한다.
나는 지금을 행복을 선택한다. 웃음은 희망의 최후 무기다. 웃음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꾸어 놓는다. 웃음은 영혼의 음악이다. 웃음은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한다.
웃음행복교실 곳곳에 붙어 있는 글귀다. 그랬다. 웃음은 정말 부작용이 전혀 없는 만병통치약이었다.
별명이 ‘이쁜이’인 한 회원은 지난 6월부터 단 한차례도 빠지지 않고 수강하고 있다. “빠질 수가 없어요. 월요일이면 만사 제쳐놓고 옵니다. 강의를 듣고 나서부터는 ‘좋아졌다’는 말을 주위 사람들에게 들어요.” 그는 일을 하다 쉬니까 스트레스를 받고 불안했다. 갑상선 저하증에 시달렸다. 웃음행복교실에서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 행복하단다. “살아있는 게 행복 그 자체”라고 말하는 이쁜이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웃음행복교실은 웃음행복센터 오혜열 원장이 직접 엄선한 노래로 시작한다. ‘숨쉴 수 있어서, 바라볼 수 있어서, 만질 수 있어서, 말할 수 있어서,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해요~’ ‘잘 될거야, 잘 될거야, 자나깨나 근심걱정 지치고 힘든 나, 잘못된 생활습관, 잘 될거야~’ 노래를 따라부르는 회원들의 목소리엔 휘파람이 섞여 있다.
10월19일, 오혜열 원장은 웃음으로 말기암을 이겨낸 한복순씨의 동영상을 구해 회원들에게 틀어줬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한복순씨가 “살아야겠다는 의지 하나로 미친 듯 웃었더니, 암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거짓말? 웃음행복교실에 와보면 안다. 이들은 30분 동안 정말 광신도처럼 박수를 치며 웃어댄다. 박장대소, 요절복통. 오 원장이 웃자고 하면 그냥 따라 웃는다. 오 원장은 웃음의 과학적 기능에 대해 설명한다.
“15초 이상 웃으면 사람 몸에 T세포가 생겨요. 엔돌핀이 돕니다. (면역응답에 관여하는 임파구에는 B세포와 T세포가 있으며 B세포는 체내에 침입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해 항체를 만든다. T세포는 항체를 만들지 않지만 B세포의 항체생산을 조정하거나, 직접 이물질을 파괴하는 기능을 갖는다. T세포에 장애가 일어나면 면역부전, 알레르기 증식성 면역질환, 즉 성인 T세포 백혈병 등이 발생한다.) 가짜로, 억지로 웃더라도 뇌는 몰라요. 그래서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힘이 되는 거죠.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입니다.”
지난 6월 웃음행복교실을 찾은 서설남(62)씨. 54세 때 꼬리뼈에 암이 생겨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고, 3년을 더 살기 위해 수술을 받았다. 수술 마취 때 검은 양복 입은 저승사자를 따라 갔다 다시 왔다. 다행스럽게 수술대에서 눈을 떴다. 3년 동안 대소변을 누워서 봤다. 걷고 싶었다. 외로웠다. 너무 아팠다. 눈물의 세월이었다. 그러다가 웃음치료를 알게 됐다. 억지로 웃어봤다. “이렇게 죽나 저렇게 죽나 똑같다는 생각에 미친 듯이 웃었어요. 그랬더니 몸이 좋아져 거의 완치상태에까지 왔어요.”
유방암 후유증에 시달려 진통제를 먹던 조순정(61)씨도 웃음행복교실을 다니면서부터 약을 끊었다.
마지막으로 회원들은 암환자들에게 프리허그(안아주기)를 해주며 서로의 상처를 치유했다. 심장소리를 들으며, 마음으로 ‘감사해요, 사랑해요, 축복해요, 고마워요’를 되뇌이던 회원들의 눈가엔 눈물이 맺혔다.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날 처음 웃음행복교실을 찾은 김부자(67)씨도 처음엔 어색한 표정이 역력했으나, 강의가 진행되면서 굳은 얼굴이 웃음으로 가득했다. 프리허그 때 눈물샘이 터진 그는 기어이 한쪽 구석에서 주체할 수 없이 울었다. “25년간 암투병에 중풍으로 고생하다 먼저 떠난 영감을 그동안 한 번도 안아주지 않았다는 게 생각났어요.”
‘웃음은 부작용 없는 만병통치약이다’라는 말이 전혀 거짓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웃음행복교실 회원들은 입증하고 있었다. 웃다가 울다가 건강과 행복이 내게로 왔다.
하하 오혜열
그는 웃음을 만나기 전까진 웃는 사진이 없었다. 늘 심각했다. 너무 예민해서 아내가 붙여준 별명이 신경질 박사였다.
직장에서도 집에서도 두려움과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그런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고 늘 통증으로 시달려왔다.
좌골신경통, 요통, 견통, 십이지장 궤양, 편두통, 갑상선항진증 등등. 이틀에 한 번씩 물리치료를 받고 일주일에 한 번씩 스포츠 마사지를 받았다. 통증이 심할 때마다 봉독주사, 태반주사를 맞았지만, 잠시 뿐이고 통증이 또다시 괴롭혔다.
이 때 노먼 커즌스가 쓴 ‘불치병을 이기는 신비로운 마음과 몸의 치유력’이라는 책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 노먼 커즌스는 강직성척추염이라는 희귀 질병으로 심한 통증과 시멘트처럼 근육이 굳어가는 증세를 웃음과 아스코르빈산(비타민C)으로 완치한 경험을 자세히 기록했다.
눈이 번쩍 띄었다. 웃기 시작하자, 가정과 직장에서 삶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통증도 사라졌다. 이제는 웃음으로 행복과 건강을 전하는 전도사가 됐다. 웃으니 인생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