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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족
  2025-11-18 15:31:04 입력

한 아버지가 있었다. 그는 어느 날 아들을 불러 땔감으로 쓸 나무를 구해오라고 시켰다. 그리고 집에서 백걸음만 가면 되는 산에도 나무가 있고 백리를 가야 하는 산에도 나무가 있는데 어느 곳에서 나무를 해 오겠느냐고 물었다. 아들은 잠시 생각해 보더니 백걸음만 가는 산에서 나무를 해오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아버지가 말했다. “가까운 곳에 있는 나무는 언제든지 가져올 수 있지. 그러니 멀리 있는 산의 나무부터 가져다 때고 나중에 그곳의 나무가 다 떨어졌을 때 가까운 곳의 나무를 가져온다면 훨씬 오랫동안 땔감을 구할 수 있지 않겠느냐?” 아들은 아버지의 말에서 깨달음을 얻고 먼 산으로 나무를 하러 갔다.

당나라 임신사라는 사람이 지은 ‘속맹자’에 나오는 이야기다. 교자채신(敎子採薪) 즉, 긴 안목으로 자식을 가르친다는 사자성어가 이에서 나왔다. 지금 당장 자식에게 편한 것을 가르칠 것인지 아니면 지금은 좀 고될지라도 나중에 부모 없이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지혜를 가르칠 것인지 자식을 기를 때 누구나 하는 고민일 것이다.

철수씨는 곧 마흔을 바라보는데 부모와 같이 산다. 철수씨는 외아들이라 부모의 특별한 신경 속에 자랐다. 부모덕에 별 어려움 없이 대학에 진학했고 군대도 잘 다녀왔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 기대를 낮추면 취업을 할 수 있었지만 좋은 직장에 들어간 친구들과 비교당하기 싫어 취직하지 않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런데 공부에 대한 열의는 별로 없고 여러 번 휴학도 하고 졸업도 미뤘다. 점차 사회에 나간다는 것이 두려웠고 그래서 졸업을 자꾸 미루게 되었던 것이다. 자연히 직장 다니는 친구들과도 멀어지고 대학원 친구들은 후배들이 많기 때문에 어울리지 않게 되었다. 나이 마흔이 다 되도록 부모에게 도움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미안한 마음도 들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부모 입장에서는 대학원까지 보냈으면 자기 앞길을 스스로 헤쳐 나가야 할텐데 답답한 마음뿐이다. 그렇다고 다 큰 자식을 혼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서 그냥 참고 언젠가 독립하겠지 하는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요새는 작은 일에도 의견이 맞지 않아 다투며 살고 있다.

철수씨처럼 자립할 나이가 지났는데도 부모에 기대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가리켜 ‘캥거루족’이라고 부른다. 어미의 주머니 속에서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는 아기 캥거루의 습성을 빗댄 말이다. 우리나라에 이런 캥거루족이 매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캥거루족은 100만명이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캥거루족으로 불리지만 각 나라마다 불려지는 이름은 다르다. 일본은 부모에게 기생(Parasite)해서 사는 독신(Single)이라고 해서 ‘패러사이트 싱글’이라 부르기도 하며  또는 니트족으로 부른다. 미국은 중간에 낀 세대(betwixt and between)라 하여 ‘트윅스터(twixter)’로 불리운다.

프랑스는 부모에게 계속 얹혀살려는 아들과 내보내려는 부모의 갈등을 그린 코믹 영화 ‘탕기(Tanguy)’의 제목을 그대로 따 탕기라고 부르며, 이탈리아는 엄마가 해주는 음식에 집착하는 ‘맘모네(Mammone)’로 부른다. 영국에서는 부모의 퇴직금을 좀먹는 사람(Kids in Parents's Pockets Eroding Retirement Sawing)의 줄임말로 ‘키퍼스(Kippers)’로 부르며, 독일은 집에 눌러있는 사람의 뜻으로 ‘네스트 호커(Nest hocker)’라 부른다.

캐나다는 직장 없이 떠돌아다니다 집으로 돌아와 눌러앉아 있다는 의미로 ‘부메랑 키즈’라고 부르며, 중국에서는 별다른 직업 없이 집안일을 도우며 용돈을 받고 생활한다고 하여 ‘전업자녀(全職兒女)’라고 부르고 있다. 각 나라마다 캥거루족이 얼마나 많고 갈등의 씨앗이 되면 이렇듯 많은 호칭으로 부르고 있는지 알게 되었으며, 이는 고도 성장기가 끝나고 주거비가 비싼 신흥공업국이나 선진국에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물론 독립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 못하는 경우도 있고, 한편 부모의 도움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다. 대개 캥거루족은 ‘헬리콥터 맘’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과잉 보호와 과잉 개입을 해온 헬리콥터형 부모 아래서 자랐기 때문에 자율성이 발달되지 않은 것이 원인이다.

캥거루족의 어원은 그 현상에 따라 신캥거루족, 리터루족(Returoo), 연어족, 빨대족으로 파생되었다. 신캥거루족은 미혼인 캥거루족에 비해 기혼인데도 집에 얹혀 사는 경우를 말하고, 리터루족은 돌아오다의 ‘리턴(Return)’과 캥거루족의 합성어다. 결혼 후 독립했다가 다시 부모님과 재결합해서 사는 자녀 세대를 일컫는 것으로, 이는 높은 주택값이나 육아 문제로 인해 많이 생겨났다.

연어족은 부모로부터 독립했다가 경기불황 등 생활고로 인해 본가로 복귀하는 젊은 직장인들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빨대족은 청년 실업 등으로 30대 이후에도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 도움을 받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현대는 점점 결혼과 취업이 어려워 독립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장기불황, 학자금 대출, 청년 실업, 치솟는 물가 등으로 부모의 경제력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2024년 설문조사에 의하면 20~30세대 77%가 아직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의존한다고 응답했다.

어미새들은 새끼들이 날 때가 되면 절대 먹이를 떠먹여 주지 않는다. 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우선인 것이다.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독한 마음으로 독립시켜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제2의 독립운동을 해야 한다. 백걸음 앞의 나무를 해오는 것을 금하고 먼저 백리길에서 나무를 해오는 고통과 시련을 어려서부터 경험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오늘도 웃는 하루 되시길.

하하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15초 웃음의 기적>, <웃음은 인생을 춤추게 한다>, <일단 웃자> 저자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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