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마라토너들이 모인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여자부 우승을 한 선수에게 아나운서가 쫓아가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어째서 마라톤 선수가 되었습니까? 마라톤이라는 경기가 당신을 즐겁게 해주었습니까?”
선수가 지친 얼굴로 숨을 몰아쉬며 아나운서에게 대답했다. “아닙니다. 즐겁다뇨? 마지막 골인 지점을 남겨 놓고는 너무 고통스러워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가진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아나운서의 질문이 계속되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당신은 어째서 그렇게 고통스러운 마라톤을 택했습니까?” 그녀가 대답했다. “그건 나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무한히 힘든 일에 도전하여 극한까지 가는 고통을 극복하기 전까지는 도대체 내가 누군인지 그리고 어떠한 잠재력을 지닌 사람인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자신과의 투쟁이며 자신을 알아가는 긴 과정이기도 하다. “짧은 인생 완전히 집중해서 나는 살기 위해 오늘도 뛴다.” 이 말은 마라토너가 한 말이 아니다. 일본의 이름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가 한 말이다.
하루키는 그의 수필집에서 “42.195킬로미터를 달리는 일은 결코 지루한 행위만은 아니다. 달리다 보면 뭔가 자신을 알아가고 뭔가 특별해질 수 있다.” 그는 마라톤 마니아로 매년 마라톤 대회를 참가하며 매일 아침 달리기로 하루를 여는 달리는 소설가이다. 해마다 강력한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하루키는 왜 많은 운동 중 달리기를 선택했을까? 달리기는 그의 소설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1949년 일본 교토에서 출생했다. 중학교 시절 러시아 문학과 재즈에 탐닉했고 고교 시절에는 미국 문학을 탐독했다. 1968년 와세다 대학교 문학부 연극과에 입학한 후에는 학생운동에 뛰어들어 1960년대 ‘전공투’ 세대로 학원분쟁을 체험하기도 했다.
1971년 학생 신분으로 결혼해 1974년 재즈다방 ‘피터캣’을 여는 등 자신의 관심사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다가 1979년 29세 나이에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라는 작품으로 데뷔해 군조(郡像) 신인문학상을 수상하였다. 1987년 출간된 ‘노르웨이의 숲’에서 오늘을 사는 젊은 세대들의 상실과 재생을 애절한 감동으로 그려내어 일본 전후 최고의 판매 부수인 600만부 기록을 세운 베스트셀러로 기록되기도 하였다.
하루키는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의 서문에서 “마라톤을 경험하는 것과 경험하지 않는 것의 차이는 인생 자체의 색깔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마라톤을 하게 되면 인간 존재에 깊숙히 와 닿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라톤 풀코스를 20회 이상 완주했고 100킬로미터 울트라 마라톤도 거뜬히 완주하며 달리기 일지를 정리해 책으로 펴냈다.
하루키는 왜 달리는 것일까? 그의 답은 간단하다. “결승점을 지나야만 비로소 달리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죠. 글쓰기와 달리기는 닮았습니다. 달릴 때 몸짓이 자아내는 반복적이면서 고통스런 신체표현이야말로 직업작가의 글쓰기와 다를 바 없습니다. 문장을 쓰는 것 자체는 두뇌 운동이지만 한 권의 책을 완성하는 것은 마라톤과 같은 육체노동입니다."
하루키는 자신의 풀코스 완주 회수를 훨씬 상회하는 수의 소설과 에세이집을 세상에 내어놓았다. 그것은 그가 남들이 고이 잠든 이른 새벽에 일어나 묵묵히 달리듯 그날 달리기 거리에 상응하는 분량의 원고지를 묵묵히 메워온 개인사의 기록인 것이다.
인생은 흔히 마라톤에 비유된다. 우리는 이미 인생의 긴 레이스를 질주 중에 있다. 우리는 꾸준히 나의 인생 달리기를 하고 있는가? 달리기에는 체력과 집중력, 지구력이 필요하듯 우리 인생에도 체력과 집중력과 지구력이 요구된다.
‘무지막지하다’라는 형용사가 잘 어울리는 마라톤과 트라이애슬론을 뛰며 하루키는 자신이 쓴 소설에 끈기와 체력과 집중력을 쏟아놓는 삶의 이야기를 담게 된 것이다. 목표를 정하고 꾸준히 나아가며 때로는 어려움에 부딪히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빠지기도 하며 또 때때로는 예상치 못한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리듬을 유지하며 계속 달려나가는 것이다. 이런 꾸준함과 인내를 통해 자신을 성찰하며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 가는 방법을 터득해 가는 것이다. 달리기가 우리 인생에 주는 메시지는 자신에게 솔직하고 자신의 능력만큼 꾸준히 노력하며 삶을 단순하고 진지하게 대하라는 것이다.
하루키는 마라톤의 마지막 부분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35킬로미터를 지나면 몸의 연료가 다 떨어져 여러 가지 일에 대해 화가 나기 시작한다. 마치 텅빈 가솔린 탱크를 안고 계속 달리는 자동차 같은 기분이 된다. 그렇지만 고통을 참고 완주하고 나면 모든 힘든 과정은 깨끗이 잊어버리고 다음엔 좀 더 잘 달려야 한다는 결의를 굳게 다진다. 아무리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들어가도 결국은 똑같은 일의 반복만 있을 뿐이다. 아! 힘들다.”
힘들고 늘 똑같은 일이 반복되는 인생이지만 인생 마라톤에서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달리는 사람이 1등이다. 지금은 꼴찌로 달려왔지만 세상의 흐름이 바뀌면 꼴찌도 1등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마라톤과 인생 마라톤의 차이인 것이다. 체력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바닥나도 꾸준히 끝까지 달려간 사람이 인생 마라톤에서는 1등이다.
웃음은 바닥난 체력을 보충해준다. 남은 인생 웃으며 끝까지 달리자!
하하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15초 웃음의 기적>, <웃음은 인생을 춤추게 한다>, <일단 웃자>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