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사실로서의 역사’와 ‘기록으로서의 역사’로 구분된다. 전자는 사료나 유물, 유적 등 팩트를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후자는 과거의 사실을 역사가가 조사·연구해 주관적으로 재구성한 역사다.
주관적 요소도 사실을 재해석해야지, 중국의 동북공정처럼 역사 왜곡이 돼서는 안 된다. 김유신 장군이 삼국통일의 주역이라는 역사는 ‘사실’로서의 역사이지만 ‘민족의 영웅’이라는 표현은 기록으로서의 역사다. 그에 의해 멸망한 백제와 고구려 유민들에게는 원수이기 때문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김동근 의정부시장이 사학계에 핫이슈를 투척했다.
이 대통령이 12월12일 정부 업무보고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환단고기를 언급하며 관련 대응을 질의한 것과 관련해 일부 정치권과 역사학계는 대통령이 환단고기를 진위 논쟁이 있는 사료로 인식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의 발언은 환단고기 주장에 동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아직도 논란은 진화되지 않고 있다.
의정부시도 역사 진위 논란으로 더 뜨겁고 시끄럽다. ‘태조·태종 의정부 행차’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해 김 시장은 11월6일 시정질문 답변에서 “<조선왕조실록>에 날짜까지 낱낱이 기록돼 있다”며 “세미나·토론회로 진실을 밝히겠다”고 공언했다.
공언한 지 두 달이 넘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토론회 일정 발표는커녕 시 관계자는 “시장님이 세미나와 토론회를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 계획도 없다”는 해괴한 답변을 내놓았다.
지도자가 역사를 언급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기록으로서의 역사보다는 사실로서의 역사에 기반한 언급이 신뢰와 설득력을 더할 것이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