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가 표방하는 ‘명품신도시’가 시작부터 추락하고 있다. 양주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그동안 수차례 협의와 심의위원회 회의를 거쳐 양주신도시 옥정지구 우수관 자재로 레진콘크리트관(레진관)을 결정했다.
그러나 양주 관내 기업인들과 접촉하면서, 레진관을 원심력 철근콘크리트관(흄관)으로 설계를 뒤바꿨다. 당초 협의 때는 거론되지도 않았던 하수관종 자재가 바로 흄관이었다.
양주시는 이와 관련 “관내 업체 보호 차원이기도 하고, 생활 하수인 오수관은 모르겠지만, 빗물인 우수관은 일부러 구멍 뚫린 유공관을 묻기도 하기 때문에 흄관도 상관없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LH가 양주 관급공사에서는 사실상 퇴출된 A형(직관형 또는 칼라형) 흄관을 설계에 반영한 것이다.
흄관과 흄관을 연결하는 접합용 자재는 PE수밀벨트가 채택됐다. 가격이 꽤나 비싼 PE수밀벨트는 ㅈ사가 독점 공급하는 것으로, 이 ㅈ사는 LH 전신인 토지공사 이사 출신이 회장이고, 옥정지구 시공사인 ㄴ사 부장 출신이 사장이다.
양주시와 LH가 이 PE수밀벨트를 설계에 반영한 이유도 가관이다.
얼마 전까지는 구멍 뚫린 유공관 운운하더니, 지금은 흄관과 흄관 연결부위에서 물이 새지 않게 하기 위해 수밀도가 높은 특허제품을 썼다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다. 원가절감 운운하면서 비싼 자재를 독점 납품 받는다. 암거박스도 마찬가지다. 그 때 그 때 해명을 연결하면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황당한 괘변들이다.
오죽하면 양주시 내부에서조차 이를 두고 말들이 많을까. “양주신도시 관리청인 양주시가 향후 유지관리를 원활하게 하려면 보편 타당하면서도 품질이 뛰어난 제품을 써야 하는데, 왜 우리는 잘 사용하지 않는 제품이 신도시에 설치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말을 곱씹어봐야 한다.
양주신도시가 다 조성된 뒤 기반공사가 엉터리여서 늘상 도로를 파헤치고 하자보수를 해야 한다면, 이는 십년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한심한 행정이다. 신도시를 인수받은 뒤 뜯어고치는 하자보수에는 양주시민 혈세가 들어간다.
지금처럼만 하면 양주신도시는 명품신도시가 아니라 허접한 신도시가 될 게 뻔하다. 냄새나는 수십억원대 설계변경 등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