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화수는 양아치 깡패다. 건달은 약자를 괴롭히지는 않지만 양아치 깡패는 약자만 골라 괴롭힌다. 이른바 ‘강약약강’이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비굴한 캐릭터다.
임화수는 자기보다 나이 어린 고향 후배 권력자 곽영주를 형님으로 모셨다고 한다. 대신 약자인 연예인들을 툭하면 구타했고, 여자 연예인들을 강제로 권력자들 술접대에 동원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드라마 <야인시대>에서 임화수는 한글도 못 읽어 비서에게 신문을 대독하게 하는 장면이 나온다. 임화수는 야망이 컸다. 형님 곽영주의 소개로 이승만 대통령을 만나 ‘아버님’으로 모시며 장관 입각을 시도했다고 한다. 임화수는 이정재와 더불어 야당 정치인들을 습격하는 만행을 서슴지 않았다. 권력의 앞잡이 깡패로서 악명을 떨쳤다.
그러나 5.16 군사정변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앞선 4.19 혁명 때 정치 깡패를 단죄하지 못하자, 5.16 군사정부는 임화수를 비롯한 정치 깡패들을 교수형에 처했다. 권력의 사냥개로서 비참한 최후는 당연한 결과다.
임화수가 득세할 수 있었던 이유는 독재권력의 오만함으로 볼 수 있다. 국민을 무지렁이로 보고 아무나 내리꽂으면 권력자로 만들 수 있다는 무소불위의 오만함이다. 결국 그 오만한 권력은 각성한 국민에 의해 무너졌다.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지만, 만약 임화수가 장관이 됐다면 한국의 민주주의는 재생 불가능한 지경에 빠졌을 것이다. 깡패가 정치인으로 득세하는 세상은 오만한 권력 종말의 신호탄이 된다는 상식을 임화수의 비참한 최후가 보여준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