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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마후라
  2026-07-09 09:30:05 입력

“빨간 마후라는 하늘의 사나이. 하늘의 사나이는 빨간 마후라~” 배우 신영균, 최무룡 등 당대 최고의 배우들이 출연했고 신상옥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1964년 제작된 영화이다.

공군 파일럿의 상징이 된 ‘빨간 마후라’는 언제부터 착용하게 되었을까? 빨간 마후라의 주인공은 김영환 준장(1921~1954)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초대 공군참모총장과 국무총리를 지낸 김정렬의 친동생으로 6.25 전쟁 중 T-6 훈련기를 직접 조종하여 폭탄과 수류탄을 적 전차와 차량, 적병에게 던지는 결사적인 공격을 감행하여 적의 남하를 저지하는데 공훈을 세웠다.

1951년 강릉 항공기지 사령관 시절 초대 공군참모총장이던 친형 김정렬 장군의 집에 들렀다가 형수에게 “형수가 입고 있는 빨간 치마 색깔이 좋으니 제 마후라도 그 천으로 만들어주세요”라고 부탁했고, 형수는 남은 천으로 마후라를 만들어주어 착용한 것이 빨간 마후라의 효시가 되었다 한다.

2009년 11월14일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거행되었다. 이 행사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과 총무원장 자승 스님 등 종단 관계자와 해안사 주지 선각 스님과 여러 스님들 그리고 신도들이 참석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한국전쟁 참전 공군유공자회 회원 120명이 참석한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고 김영환 장군 추모비 건립과 그를 기리는 호국 추모제였기 때문이다. 왜 합천 해인사에서는 김영환 장군 추모비를 세웠을까?

1951년 8월17일부터 9월18일까지 지리산 일대에 대한 공비 토벌 당시 공군 제1전투비행단 제10전투비행전대 대장이었던 31세 김영환 대령에게 “지리산 토벌대에 쫓겨 가야산에 숨어든 인민군 900여명을 소탕하기 위해 폭탄을 투하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자신의 편대를 이끌고 출격한 김영환 대령은 폭탄 투하 지점이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해인사라는 것을 알게 되자 “빨치산 몇 명 죽이기 위해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불태울 수 없다”며 명령에 불복종하고 기수를 돌렸다. 그리고 자신의 허락 없이는 해인사를 폭격하지 못하게 금지함으로써 국보인 팔만대장경뿐 아니라 해인사 경내 허다한 문화유적들을 지켜낸 것이다.

당시 전투기마다 230킬로그램짜리 폭탄 2개, 로켓탄 6개, 기관총 1800발씩 장착하고 편대장은 250킬로그램짜리 네이팜탄까지 무장하였기 때문에 만일 그대로 폭격이 이루어졌으면 팔만대장경을 비롯한 해인사 문화재는 모두 잿더미가 되었을 것이다.

전시에 항명은 이적행위로 현장에서 바로 처형될 수 있는 중대범죄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항명은 목숨을 건 항명이었다. 폭격을 거부하고 기지로 돌아간 김영환 대령은 바로 상부의 호출을 받고 항명 이유를 설명했다.

“영국 사람들은 셰익스피어를 인도와 바꿀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셰익스피어와 인도를 다 주더라도 바꿀 수 없는 보물 중의 보물입니다. 빨치산 잡겠다고 이것을 불태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의 설명은 결국 받아 들여졌고 그의 용기와 소신이 극적으로 팔만대장경의 판본들을 지켜낸 것이다.

유네스코 등재 세계문화유산과 세계기록유산인 해인사 장경판전(국보 제52호)과 팔만대장경으로 불리는 고려대장경판(국보 제32호)이 민족의 유산으로 살아남게 된 사연이다. 이런 역사적 사실은 공군 역사자료 발굴위원회 보고서에 의해 재차 확인되었다.

김영환 대령의 의로운 기상과 소신이 우리의 국보를 화마로부터 지켰고 그의 목숨과도 맞바꿀 소신과 용기가 없었다면 팔만대장경은 6.25 때 전쟁의 참화로 소실되었다고 한 줄의 기록만 남길 뻔하였다.

서울 출생으로 제일고보(경기고 전신), 일본 관서대 항공과와 조선경비대 보병학교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한 그는 1949년 공군을 창설한 일곱 명 중 하나이다. 1946년 미 군정청 정보국에 근무할 당시 한국 공군 창설의 필요성을 역설하여 이루어 낸 것이다.

1950년 6.25가 발발하자 T-6 훈련기를 조종하며 저공비행으로 공격을 감행해 전공을 세웠고, 전쟁 발발 나흘 뒤인 6월29일 일본으로 건너가 T-51 무스탕전투기를 인수해 사흘 만에 한국에 돌아와 첫 출격을 감행한 10인의 전투기 조종사 중 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 후 김영환 장군은 1953년 초대 제10전투비행단장에 취임해 휴전할 때까지 공군의 최일선 지휘관으로 F-51 무스탕 출격작전을 지휘하였다. 그는 안타깝게도 1954년 3월5일 F-51 무스탕기를 직접 조종해 사천에서 강릉까지 운항 중 악천후로 추락해 순직하였다. 그가 준장으로 진급한 지 두 달 만이었고 그의 나이 34세였다.

필자가 어릴 때 어떤 공군 파일럿이 서울 한강대교 교각 아래를 통과하는 묘기를 선보여 서울 시민들을 놀라게 하였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김영환 소위였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전쟁 때 수류탄을 비행기에서 직접 손으로 던지면서 전투를 하였다는 기사에 매우 짠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이제는 국산 전투기 FA-50 수출이 1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이것은 김영환 장군 같은 이들의 밀알이 떨어져 열매를 맺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국민소득 3만불이 넘는 단군 이래 최고의 부유한 나라에 살고 있다. 6.25로 모든 것이 파괴된 세계 경제 최하위국에서 이제 세계 경제 10위권으로 도약하기 위한 밑바탕에는 수많은 선배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알고 감사하여야 한다.

호국의 달 6월을 지나면서 잊혀진 한 사람 영웅의 발자취를 찾아보았다. 늘 감사하며 웃는 날 되시기를! 감사와 웃음은 한집에 산다!

하하웃음행복센터 원장, 의정부제일간호학원 원장, 웃음치료 전문가(1급), <웃음에 희망을 걸다>, <웃음희망 행복나눔>, <15초 웃음의 기적>, <웃음은 인생을 춤추게 한다>, <일단 웃자> 저자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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