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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 참전용사의 구속,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2026-07-14 15:25:16 입력

언론은 사건을 보도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최근 96세의 초고령자인 신천지예수교 이만희 총회장이 구속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종교를 바라보는 시선도, 해당 사건에 대한 평가도 국민마다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논란과 별개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질문이 하나 있다.

96세의 6.25 참전유공자를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며칠 전 만난 송진호 서울 노원구 6.25참전유공자회 지회장은 기자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잘못이 있다면 법대로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96세의 전우가 구치소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는 종교를 이야기하지 않았다. 특정 단체를 두둔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법의 판단은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인간적인 배려가 함께하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 한마디는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본질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다.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으며, 누구든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 그 원칙은 흔들려서는 안 된다. 그러나 법치주의는 처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한민국 헌법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최고의 가치로 선언하고 있으며, 형사사법 역시 응보만이 아니라 인권 보장을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다. 

특히 초고령자나 중증 환자에 대해서는 건강 상태와 도주 우려, 증거인멸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제도가 마련돼 있다. 이러한 원칙은 특정인을 위한 특혜가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적용될 수 있는 법치주의의 한 모습이다. 

더욱이 이만희 총회장은 6.25전쟁 참전유공자다. 현재의 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국가를 위해 전장에 나섰던 사실까지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현충일마다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꽃을 달아드리고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감사가 기념식 하루의 행사로 끝나서는 안 된다. 국가유공자 예우는 살아 있는 동안 실천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물론 참전 경력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법 위에 있는 사람도 없다. 혐의가 있다면 철저히 수사받고 공정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재판을 받는 방식까지 반드시 구속이어야 하는지, 초고령 피고인의 건강과 생명은 충분히 고려됐는지에 대해서는 사회적 논의가 가능하다. 이 질문은 특정 종교의 문제가 아니다.오늘 이만희 총회장에게 적용되는 기준은 내일 또 다른 90세, 95세, 100세의 국민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이 된다.

그래서 우리는 특정 인물에 대한 호불호보다 법이 어떤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법은 엄정해야 한다. 그러나 법이 인간에 대한 연민과 존엄마저 외면한다면 국민은 법을 정의로 받아들이기보다 두려움으로 기억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법부가 지켜야 할 것은 법률 조문만이 아니다. 헌법이 선언한 인간의 존엄이라는 가치도 함께 지켜야 한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참전용사가 법의 심판을 받는다면, 그 심판 역시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방식이어야 한다. 그것이 법치주의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한민국 사법의 품격을 높이는 길이라고 믿는다.

2026-07-14 15:28:34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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