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4일 양주시장이 향교에서 고유례를 올린 데 이어 7월28일에는 양주시의회 의원들도 같은 의식을 봉행하였다. 이는 단순한 전통 행사가 아니라 선현과 시민 앞에서 선출직 공직자로서의 책임과 사명을 되새기는 엄숙한 다짐이다.
고유례는 중요한 일을 시작하거나 새로운 책임을 맡을 때 하늘과 조상, 선현께 그 뜻을 고하고 바른 마음으로 임하겠다는 우리의 소중한 전통이다. 따라서 고유례의 진정한 의미는 의식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다짐을 실천하는 데 있다.
오늘날 지방자치의 본질도 다르지 않다. 지방자치는 시민이 주인이 되고, 시장과 지방의원은 시민의 뜻을 받들어 지역발전과 주민의 행복을 위해 봉사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다. 시민의 삶을 살피고 생활 경제를 활성화하며, 지역의 갈등을 조정하고 화합을 이루는 것이 지방자치의 존재 이유이다.
공직자는 특정 세력이나 개인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다. 시민 모두를 위한 봉사자이며,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는 청렴한 심부름꾼이다. 따라서 지방정치는 중앙의 정치 논리보다 시민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야 한다. 시민의 손과 발이 되어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지방의원의 본분이다.
정당정치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축이다. 그러나 지방자치가 시민보다 중앙정치의 이해관계에 지나치게 예속된다면 주민을 위한 정책보다 정치적 계산이 앞설 우려가 있다. 지방자치는 중앙의 지시를 기다리는 행정조직이 아니라 주민의 뜻을 가장 가까이에서 실현하는 자치의 장이어야 한다.
향교는 수백 년 동안 충과 효, 인과 의, 청렴과 공공의 가치를 가르쳐 온 교육의 전당이다. 그곳에서 올린 고유례가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공직자들의 일상 속에서 그 정신이 실천되어야 한다.
작은 약속을 지키고,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공정한 의정과 행정을 펼치는 것이야말로 고유례에 대한 가장 큰 예(禮)이다. 시민 역시 공직자의 말보다 실천을 기억한다. 청렴한 행정, 공정한 의정, 지역경제의 활성화, 그리고 시민 화합이라는 성과가 있을 때 시민의 신뢰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고유례는 과거를 기념하는 의식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약속이다. 이번 고유례가 양주시 지방자치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 모든 공직자가 애국심과 청렴성을 바탕으로 시민을 섬기고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예는 마음을 바르게 하는 데서 시작되고, 정치는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데서 완성된다.” 이 한마디가 이번 고유례를 올린 모든 공직자의 마음 속에 오래 새겨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