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하면서도 소박한 삶 살며 사랑·믿음 나눠

 
남편의 별명은 쌍기통/연애 5년 딱 자장면 한 그릇/삼청교육대도 비켜간 박치기 대장/52번째 여자/별명도사 그 후….

동두천시 생연2동에 사는 김실·이영휘 부부가 지난달 발행한 책 <여보, 나 여기 있어>의 소제목들이다. 한 장, 두 장, 세 장, 페이지를 넘겨 차례를 살펴보기만 해도 그들의 삶이 무척 궁금해 책을 넘기는 손이 빨라진다.

스승과 제자로 인연의 끈을 이어가기 시작한 김실·이영휘 부부의 특이하면서도 소박한 삶을 담은 <여보, 나 여기 있어>는 사랑과 믿음으로 가득 차 있다.
말술에다 싸움꾼으로, 가진 건 쥐뿔 없어 동네사람들이 ‘쌍기통’이라고 부르던 남편 김실. 허르스름한 차림새와 인상 때문에 간첩으로 신고 받고 탈주범으로 오해 받아 검문당하기 일쑤인 남편의 모습에서 아내 김영실은 어울리지 않게 한 손에 쥐어진 세익스피어 원서를 든 그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사랑했다.

“괴짜이고 재미있고, 카리스마가 있어요. 연애 시절 남편이 선을 보러 갔는데 어떻게 나갔는지 아세요? 한발은 워커, 한발은 고무신을 신고 옷은 반바지 차림에다 머리는 빡빡 밀고 나갔다니까요.”
미모를 자랑하는 아내 이영휘씨의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로 소설가로 등단하게 되었다는 남편 김실씨는 이미 대하장편 <불곰>과 <트럼펫>, <태양을 삼킨 남자>를 내놓았다. 앞으로 냉대받는 빈약한 사람들이 고난을 일궈나가는 파노라마 같은 삶을 담은 책을 펴내고 싶다고 말한다.

절실한 기독교인인 이들 부부. 때문에 아내 이영휘씨는 공존할 수 있는 삶의 태도와 빛과 소금의 역할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크리스찬 작가가 되고 싶다고.
다른 평범한 부부처럼 고난과 역경이 이 부부에게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부부관계만큼은 결코 ‘위기’가 찾아오지 못했다.

“어려운 일이 닥친다고 그것이 곧 위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죠. 우리는 어려운 일이 일어날 때마다 서로 적극적으로 위로해주며 극복해나갔어요. 여보, 내가 있으니까 견뎌낼 수 있어. 여보, 나 여기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