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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009-12-29 09:49:52 입력

▲ 외과 전문의
올해 3월경 먼 바다 건너 미국에서 심상치 않은 질병이 발견됐다. 당시에는 돼지독감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이 질병은 다시 신종플루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다.

강 건너 불구경쯤 되는 줄 알았던 이 병은 사람과 사람을 거쳐 우리나라에까지 퍼지게 되어 올 5월 첫 내국인 환자 발생 후 그 수가 빠른 속도로 늘더니 11월에는 환자 발생이 최고조에 달하였고 급기야 거점병원에서는 새벽부터 신종플루 의심증세 환자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일사불란한 예방 접종 탓인지 현재는 그 기세가 많이 꺾였으나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 분명하며 집단면역 효과가 감소하는 내년 상순에는 다시 환자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2009년 5월21일 대법원에서는 중요한 판결이 내려졌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도록 하는 판결이었다. 다시 말하면 최선의 의학적 치료를 다하였음에도 회복 불가능한 사망의 단계에 이른 환자에게 질병의 호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하여 이루어지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질병에 의한 자연적 죽음을 받아들임으로써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 논쟁이 되어 왔던 죽음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공론화 되는 계기가 되었고 의료계뿐 아니라 사회적, 종교적으로 많은 숙제를 안겨주게 되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발언권이 있는 환자 본인은 의식조차 없이 말없이 누워만 있으니 참으로 쉽지 않은 숙제가 될 것이다.

올해 여름쯤 모 개그맨이 A형간염에 걸려 입원했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전문가들은 신종플루에 묻혀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A형간염의 유행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심지어는 내년 봄철에 A형간염이 대유행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기도 한다. A형간염은 후진국보다는 선진국에서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 B형간염이 혈액을 통해 전파되는 것에 비해 A형간염은 대부분의 경우 감염자의 대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 등을 섭취하면서 경구를 통해 옮겨지는 경구감염이다.

즉, 환경이 불결할수록 전파가 되기 쉬운 질병이다. 또한 A형간염은 소아에게서는 대부분 증상이 미미해서 잘 모르고 넘어가게 되지만 성인의 경우는 고열, 황달 등의 심한 증상이 나타나며 최악의 경우 전격성간염이 발생하여 생명이 위태롭기까지 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후진국의 경우는 대개 어린 시절 자연스럽게 앓고 넘어가 항체가 형성되어 정작 어른들은 A형간염에 걸리지 않게 되지만 청결한 선진국은 이러한 기회가 적어 성인의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점차 선진국 대열에 올라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유행할 시기가 되었다고 보는 것이고, 성인에서의 증상이 매우 심각할 수 있으므로 이제는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사전 예방조치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매년 그래왔던 것처럼 올해도 1년이라는 큰 시계바늘이 한 바퀴를 다 채우기 위해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09년 역시 쉽지만은 않은 한해였다. 특히 상기한 바와 같이 의학적으로 중요한 일들이 많은 한해였다.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의학적 문제들이 부디 원활히 잘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아울러 2009년 저물어 가는 태양을 바라보며, 굴러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산 위로 바위를 밀어 올리는 일을 매번 반복하는 시지프스의 오류를 우리들은 범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2010-12-31 09:19:06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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