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같다는 가을이었지만 결국 추위는 왔다.
뒤늦은 찬바람이 부는 23일 저녁, 의정부시 신곡동 중랑천 옆 아파트단지 뒷골목에 작은 트럭이 웅크리고 있다. 행인의 발길이 끊긴 거리에 깔리는 추위와 어둠 속에서 작은 전구의 빛은 마치 홀로 남겨진 외로운 섬처럼 보였다.
그 ‘섬’ 안에서 호떡을 굽고 있던 지씨(65) 아저씨는 추위 때문인지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김문원 시장이라는 이가 돈을 5~6억원 들여서 노점상을 단속하니 없는 서민들이 살 수 있겠어?”
기자를 보자마자 아저씨의 입에서는 시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온다.
“세상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작년에 노점상 단속하면서 용역들 불러다 할머니가 다라이 하나 가져다 놓고 장사하는 것도 걷어차고 쫒아내. 복잡한 곳은 당연히 단속해야지. 하지만 사람도 별로 없는 뒷골목에서 장사하는 것도 단속해. 오늘도 두 세번 나왔어.”
아저씨는 단속이, 정말로 시민을 위한 단속이 아닌 벌금회수에 목적을 두었다고 말한다. 주차 딱지를 끊으면 견인차가 붙어 다니며 즉시 끌어간다. 하루 3만원 벌기도 벅찬 호떡장사로 견인료를 내려면 숨이 가쁘다.
“노점상 말고 재래시장 가서 장사를 하려고 해도 반평에 월 15만원, 한평에 30만원을 내야 해.”
실향민으로 의정부 재래시장 등에서 30년 이상 장사를 하며 살아왔다는 지씨 아저씨. 의정부는 제2의 고향이나 마찬가지이지만 이제 의정부가 자신의 등을 떠민다며 한숨 쉰다.
“깨끗한 도시도 좋고 복잡한 길 단속하는 것도 좋지만 서민도 먹고 살아야지. 옛날에는 10만원 정도 벌었는데 이제는 3만원도 벌기 어려워….”
한 때 살만도 했지만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였던 아들에게 투자하다 재산을 다 까먹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대학 4학년까지 아낌없이 뒷바라지했지만 남은 것은 작은 트럭 한대다.
“김문원이란 사람, 노점상을 뿌리 뽑는다고 하는데 단속해도 없는 사람들 위해 이런 변두리는 좀 놔뒀으면 좋겠어. 사람 살 길은 터 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