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나 지금이나 양주시는 짜고치는 고스톱판
당시 고위 공직자 일가 40억대 추가보상 예상
양주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다수의 지적에도 흔들림 없이 특정업체 특혜주기를 강행하고 있다. 특혜 시도는 불공정 거래를 양산하여 일부 업체들의 부도위기 등 역피해로 전개되고 있지만 이들은 밀어붙이기식 일방통행을 일삼고 있다.
양주시와 LH는 그동안 수차례 협의와 심의위원회 회의를 거쳐 양주신도시 옥정지구 우수관 자재로 레진콘크리트관(레진관)을 결정했다가 양주 관내 기업인들과 접촉하면서 설계를 레진관에서 원심력 철근콘크리트관(흄관)으로 뒤바꿨다.
애초 결정된 설계가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전면 변경된 일도 이상하거니와 양주 관급공사에서는 사실상 퇴출된 A형(직관형 또는 칼라형) 흄관을 설계에 반영한 것도 상식 밖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흄관과 흄관을 연결하는 접합용 자재로 ㅈ사가 독점 공급하는 값비싼 PE수밀벨트가 채택됐다. ㅈ사는 LH 전신인 토지공사 이사 출신이 회장이고, 옥정지구 시공사인 ㄴ사 부장 출신이 사장이다.
이같은 사정으로 양주시 내부에서조차 억측이 난무하고 ‘명품 양주신도시’가 ‘특혜신도시’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깊지만 양주시와 LH는 눈과 귀를 틀어막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옥정지구의 원죄가 도사리고 있다. 원죄란 다름 아닌 옥정지구 보상투기에 양주시 공무원들이 개입하여 무려 2천억원이 넘는 보상비가 추가되는 등의 국고손실을 가져온 것을 말한다. 이는 고스란히 분양가에 반영돼 입주예정자들의 부담으로 전가될 예정이다.
옥정지구는 보상비가 2조2천억원, 개발비가 2조원 정도 들어간다. 보상비의 10% 가량이 공무원들이 연루된 투기로 증발된 셈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양주신도시 옥정지구 특혜성 자재변경은 첫 단추부터 꼬이기 시작한 ‘명품신도시’의 얼룩진 역사를 들추어내는 촉매가 되고 있다. 과거를 되짚어본다
국고 2천188억 손실…공무원 95억 챙겨
양주시 자체사업은 1년 전부터 허가제한감사원은 2006년 5월 밝힌 ‘양주 옥정지구 공직자 부동산투기 등 비리점검’ 보고서에서 “양주시 일부 공무원들이 옥정·광석택지개발예정지구에서 보상투기를 일삼고 엉터리 준공검사를 해줘 2천188억원의 국고를 날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이와 관련 개발행위허가 제한업무를 부당하게 지연시킨 양주시 공무원 현모 국장을 파면시키고, 이모 과장을 해임시킬 것을 양주시에 통보했다(이모 과장은 현재 양주신도시 자재변경 사건의 연결고리다).
또 개발행위허가 준공검사를 엉터리로 하면서 동료 공무원 등의 투기를 눈감아준 담당 공무원 4명을 정직처분하라고 시에 통보했다. 이와 함께 엉터리 준공검사 등을 뒷배경으로 보상투기를 일삼은 전·현직 공무원 4명을 사법당국에 고발조치하라고 지시했다.
감사원은 ‘옥정·광석지구에서 지구지정 주민공람공고(2004년 7월30일) 이전부터 보상을 더 받기 위해 개발행위허가 신청이 급증했으나 양주시가 허가제한조치 없이 이를 수수방관했고, 특히 공무원들도 보상투기를 했다’는 정보를 입수하여 2005년 9월27일부터 10월21일까지 18일간 특별감사를 벌였다. 이어 2006년 2월 임충빈 시장 등 3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으나, 검찰은 4월15일 3명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의도적 지연=감사원에 따르면 양주시가 자체 사업은 개발행위허가 신청이 없는데도 허가신청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주민공람공고시 또는 공람공고하기 1년 1개월 전에 허가를 제한한 반면, 한국토지공사 사업인 옥정·광석지구는 주민공람공고 이전부터 개발행위허가 신청이 급증하고 있었는데도 계속 허가해주다가 주민공람공고 후 78일이 지나서야 허가를 제한했다.
특히 개발제한구역 해제대상 취락지역과 집단취락지구는 개발행위허가 신청이 들어오면 향후 양주시에서 도로, 주차장 등의 기반시설을 설치할 때 변경된 지목에 따라 더 많은 보상을 해줘야 하는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 시장 직권으로 허가제한을 했으며, 남면지방산업단지는 산업단지 지정고시 때까지 허가를 제한할 목적으로 주민공람공고도 하기 전에 허가제한조치를 했다.
감사원은 또 “양주시는 고읍택지개발예정지구에 대한 주민공람공고(2000년 10월16~31일)를 한 후 보상금을 노린 개발행위허가 신청이 급증하자 2000년 11월7일 경기도지사에게 제한요청을 해 2001년 1월4일 건축허가 제한조치를 했다”며 옥정·광석지구의 제한조치가 의도적으로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2004년 초부터 부동산업자들을 통하여 옥정·광석지구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다는 소문이 돌았고 임야, 농지 등에 주택, 공장, 창고, 축사 등을 신축하여 대지 등으로 지목을 변경하면 더 많은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양주시민이면 모르는 사람이 없었으며, 2004년 4월경부터 개발행위허가 신청이 늘어나기 시작하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며 양주시 공무원들의 보상투기 조장혐의를 강조했다.
◆보상투기로 국고 손실=감사원은 이같은 결과로 78일동안 옥정·광석지구 토지소유자 중 22.7%인 406명에게 총 500건(80만여㎡)의 개발행위허가를 양주시가 해줘 국고 2천188억원이 보상비로 추가 부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양주시 전·현직 공무원 5명은 2004년 7월5일부터 10월12일 사이에 본인, 처 또는 친인척 명의로 27건의 개발행위허가를 받아 지목을 전, 답 등에서 대지 등으로 변경하는 수법으로 95억여원의 보상금을 더 받게 됐다고 밝혔다.
◆엉성한 사후관리=감사원에 따르면 양주시는 2004년 7월1일부터 2005년 1월12일 사이에 9명에게 개발행위허가를 하고 준공검사필증을 교부한 후 이를 사후관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은 농지를 허가목적대로 사용하지 않고 불법으로 용도를 변경하여 공장, 재활용 원단보관창고, 교회 등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또 농지를 골재 등 잡석으로 매립하여 불법 형질변경을 일삼았으나 양주시는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양주시에 원상회복명령 및 고발조치를 지시했다.
◆타부처 공무원 투기도 눈감아줘=감사원은 양주시가 2003년 4월30일부터 2005년 3월9일 사이에 11회에 걸쳐 타부처 공무원 5명에게 사업용, 농업(경작)용 등의 목적으로 34필지 2만3천835㎡에 대한 토지거래허가를 해줬다고 밝혔다. 한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상 사업을 할 수 없으나 사무실 실수요자인 것처럼 8필지 7천81㎡의 토지거래허가 신청서를 양주시에 제출했다.
강원도 모중학교 교사는 처와 함께 양주시로 위장전입하여 4필지 4천852㎡를 취득했다. 이같은 수법으로 타부처 공무원 5명은 공시지가 기준으로 13억 7천498만여원의 시세차익을 챙겼거나 챙길 것이라고 감사원은 밝혔다. 그러나 양주시는 이같은 사실을 눈감아줬다.
특히 경기경찰청 모 경찰서 직원은 가족 명의로 허가받아 취득한 7필지 4천152㎡의 토지를 8개월에서 1년 9개월만에 단기 매도하여 2억1천만여원의 매매차익을 얻었는데도 양주시가 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불법을 합법으로=감사원의 ‘옥정 비리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양주시의 보상투기 ‘짬짜미’가 심각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양주시는 전직 고위공무원 A씨가 2004년 8월9일 옥정동 783번지 밭 215㎡에 양어장을 조성하겠다며 개발행위허가 신청서를 접수하자, 현지조사 없이 불법으로 허가를 해주는 수법으로 보상금을 더 타게 도와준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계획법에 따라 개발행위 허가신청지는 인근 도로와 연결되는 너비 4m 이상의 도로를 확보해야 하나, A씨가 신청한 지역은 너비 0.3m~1m의 잡풀이 무성한 비포장 농로 밖에 없었고, 신청지는 6~7년 전부터 인근 농지의 관개용수용 소규모 저수시설(둠벙)로 사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개발행위허가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양주시는 현지조사도 하지 않은 채 A씨의 신청지는 ‘아스팔트 포장 폭 4m 진입도로가 설치됐으며, 작물이 재배되고 있다’고 거짓 현지조사서를 작성해 허가해줬다.
양주시는 또 근저당권과 지상권이 설정된 토지에 대해서도 개발행위허가를 해주는 불법을 저질렀다.
시는 이같은 수법으로 2004년 8월18일부터 10월8일 사이에 5명에게 개발행위허가 5건(5천255㎡)을 해줘 지목을 목장용지와 대지로 변경하게 하는 등 보상금을 더 타게 했다.
◆엉터리 준공검사=양주시는 2004년 9월13일부터 2005년 1월7일 사이에 20명이 가짜로 제출한 개발행위 준공검사신청서를 모른척 처리해준 사실도 드러났다.
B씨는 2004년 9월21일 옥정동 밭 928㎡에 주택을 짓겠다며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후 같은 해 11월19일 준공검사필증을 교부받기 위해 개발행위 준공검사 신청서를 양주시에 접수했다.
그러나 B씨는 주택 신축 외에 인접 농지에 대한 침식방지대책으로 담장을 설치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첨부하여 허가를 받았으나, 실제로는 집을 짓지 않은 채 기존 노후주택 사진을 준공사진으로 제출하는 불법을 저질렀다.
이에 대해 양주시는 B씨가 사업계획서처럼 공사를 한 것으로 가짜 현지확인 출장복명서를 작성한 뒤 준공검사필증을 교부해줬다.
B씨는 준공검사필증을 근거로 같은 해 12월14일 지목을 전에서 대지로 변경하여 보상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됐다.
양주시는 이외에도 19명이 펜스, 우수관, 집수정, 맨홀, 조경시설, 진입도로 등을 설치하겠다며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사업계획서 27건(4만2천403㎡)에 대해 현지확인 출장복명서를 허위로 만들어 준공검사필증을 교부했다. 상당수가 공무원 친인척인 이들은 보상금을 더 챙기기 위해 지목을 대지 등으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