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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정부여고 졸업 고대 법대 졸업 고대 법학연구원 연구원 본지 자문변호사 |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가다국의 남산에 있는 바라문촌으로 탁발을 가셨다. 마침 밭 갈고 씨를 뿌리는 계절이었으므로, 마을은 농사일로 한껏 분주하였다.
부처님께서 그 지방의 바라만으로 농사를 크게 짓는 바라드바자의 집에 이르렀을 때, 바라드바자는 농부들에게 음식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바라드바자는 음식을 받기 위해 한 쪽에 서 있는 부처님을 보고 말했다.
“사문이여, 우리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일을 해서 밥을 먹고 생활을 합니다. 당신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리십시오. 그럼 먹을 것을 주겠소.”
부처님과 제자들이 하는 일 없이 놀고 먹는다고 생각하여 은근히 비방하는 바라드바자를 향해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바라문이여,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습니다.”
바라드바자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따져 물었다.
“나는 당신이 밭을 가는 것은 고사하고, 당신의 소도 쟁기도 뿌리는 씨앗도 보지 못했소. 도대체 당신의 쟁기는 어디에 있으며, 당신의 소는 어디에 있습니까? 당신은 어떤 씨앗을 뿌리는 것이오?”
이에 부처님께서 조용히 게송으로 답하셨다.
마음은 나의 밭이요/ 믿음은 내가 뿌리는 씨/ 지혜는 밭을 가는 나의 쟁기/ 날마다 악한 업을 제어하나니/ 이는 내가 밭에서 김매는 것/ 내가 모는 소는 정진이니/ 가서는 돌아섬이 없고/ 행하며 슬퍼함이 없이/ 나를 평안한 경지로 나르도다/ 나는 이렇게 밭을 갈고 씨 뿌려/ 감로의 결실을 거두노라.
이에 바라드바자는 경탄을 하면서 진심으로 부처님께 귀의하고, 우유죽을 바리에 가득 채워 부처님께 바치며 말했다.
“부처님이야말로 참으로 밭을 가는 분이요, 열반의 열매를 맺게 하는 가장 훌륭한 농부이십니다.”
모든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분야에서 경작을 한다. 종사하는 분야에서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피땀을 흘려서 결실의 계절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의 마음 밭을 잘 경작하고 있는지 늘 스스로 돌아보고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씨를 심고 결실을 거두는 한 주기를 한 평생으로 본다면 지금이 농사일의 어는 시점에 이르렀는지 돌아보고, 한 해를 시작할 때 올해의 농사에 대해 목표를 설정하였다면 그 목표의 어느 부분에 이르렀는지 점검하여야 한다. 그래야 마음 밭을 가꾸면서 최상의 결실을 얻을 수 있는 향기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