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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白內障)
  2010-03-08 10:21:49 입력

▲ 외과 전문의
절기상 봄이다. 하지만 아직은 봄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허전하다. 역시 봄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진짜 봄의 시작은 화사한 봄꽃이 여기저기서 돋아날 때부터다. 이제 그 때가 임박했다. 조만간 개나리, 진달래, 목련, 벚꽃, 철쭉 등등 때로는 순박하고 때로는 화사하다 못해 현란하기까지 한 자태가 연출될 것이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봄꽃 사이를 호사스럽게 걷노라면 제 아무리 건조하고 삭막한 사람이라도 “참 좋을 때다”라는 말을 절로 하게 될 것이다. 꽃을 보며 감동을 느끼는 것은 그 아름다운 꽃 속에서 우리의 참된 본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이러한 좋은 시절에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건강한 눈을 가진 것은 대단한 축복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간혹 “평생 고생만 하다가 이제 살만해지니까 눈이 침침해져서 이 좋은 것도 못 보는구나”라고 농담인 듯 진담인 듯 말씀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뵙게 되면 씁쓸하고 애처로운 느낌을 갖게 된다. 무엇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한탄하게 만드는가. 여러 가지 것들이 있겠지만 이들 중 가장 큰 주범은 백내장이라는 병이 아닌가 한다.

백내장은 노인들에게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 대통령도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심청이 아버지인 심봉사가 백내장이었다는 설도 있다. 백내장(白內障)은 한자 그대로 흰 물질이 내부를 막는다는 뜻이다. 백내장의 원인은 수정체의 혼탁화 현상 때문이다.

수정체라 함은 카메라의 렌즈와 유사하다. 카메라의 경우 깨끗해야 할 렌즈가 더러워지게 되면 당연히 사진이 선명하게 찍히지 않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 눈의 수정체가 여러 가지 이유로 더러워지면(혼탁해지면) 이 경우도 역시 시야가 뿌옇고 흐려지게 된다. 

대체로 백내장에 걸리게 되면 상기한 바와 같이 시야가 뿌옇고 침침하며 흐리게 된다. 또한 경우에 따라 사물이 두 개로 보이기도 하며 안경 도수가 자주 변하기도 한다. 너무 눈이 부셔서 햇빛에서 눈 뜨기가 힘들어지기도 한다. 간혹 평소 노안으로 인해 책이나 신문 등 잘 보이지 않았던 가까운 물체가 갑자기 잘 보이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도 실제로 눈이 좋아진 것이 아니고 백내장이 발생했음을 암시하는 증상이다.

백내장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연령이 많아짐에 따라 수정체도 그 수명을 다하게 되니 어찌 보면 백내장은 노화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으로 볼 수도 있겠다. 연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에서의 백내장 발생 빈도가 정상인의 4배 내지 5배에 달한다고 하며, 자외선 노출 기간이 길수록 또한 음주·흡연을 많이 할수록 백내장 발생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백내장의 치료는 수술 뿐이다. 약물요법은 일시적일 뿐 그것만으로 백내장을 치료할 수는 없다. 수술은 더러워진 카메라 렌즈를 제거하고 새 렌즈로 교환하는 것과 같이 기존의 혼탁해진 수정체를 초음파 등의 장비로 잘게 부수어 제거한 후 새로운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게 된다.

과거에는 백내장 수술이 그리 만만하지만은 않았었다. 수술 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며 무시 못할 수술 후 통증 그리고 수술 후 실밥을 뽑아야 하는 등 제법 번거롭고 괴로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최근 발달된 안과 수술기법 및 첨단장비 개발 등의 덕분으로 대부분 통증이 없고 입원의 번거로움 없이 비교적 편하게 수술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과거에는 백내장 수술의 결과가 좋지만은 않았기 때문에 수술을 가급적 최후의 방법으로 여겼지만 현재는 수술 결과가 비교적 안정적이므로 백내장 증세 때문에 불편함이 있다면 안과에 방문하여 수술에 대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 일련의 뜻 있고 훌륭한 자선단체 및 안과 전문의들에 의해 무료 수술도 시행되고 있다.

봄은 정말 아름다운 시기다. 아무쪼록 평생 헌신적으로 고생만 하다 늙어버리신 이 땅의 우리 장한 어르신들이 이 좋은 세상에서 아름다운 모습 많이 보시고 행복하게 사실 수 있기를  바란다. 당신들께서 평생 일구어 놓으신 결과물들을 오래도록 즐겁게 감상하고 흠뻑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2010-12-31 09:17:27 수정 경기북부시민신문(hotnews24@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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