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많은 나무가 바람 잘 날 없다.’ 6.2 지방선거를 앞둔 한나라당 김성수 국회의원(양주·동두천)의 처지를 꿰뚫는 속담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나설 후보가 마땅치 않은 것에 비해, 한나라당은 흘러 넘친다. 가히 후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한다.
3월13일 현재 양주시와 동두천시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한 민주당 정치인은 박재만 양주시장 후보와 이은철 경기도의원(양주시 제2선거구) 후보 단 2명 뿐이다.
한나라당은 김정근·이세종·현삼식 양주시장 후보와 홍순연 동두천시장 후보 등 무려 20여명이 넘는다. 아직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정치인들까지 포함하면 줄잡아 50여명이나 된다. 선출직 자리는 양주와 동두천 각각 9명씩이다. 나머지는 본선에 뛰기도 전에 공천에서부터 탈락하는 수모를 당해야 한다.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한 정치인들은 크게 네가지 부류로 나뉜다. 김성수 의원의 야인 시절 때부터 보좌하던 가신파. 국회의원 당선 전후 달라붙은 아부파. 김성수 의원과의 친분과는 별개로 한나라당을 위해 뛴 정당파. ‘한나라당=당선’이라는 생각으로 공천을 기대하는 해바라기파.
이 속에는 김성수 의원 처남의 땅투기에 부역한 사람, 민주당에서 넘어온 철새, 컴퓨터도 다루지 못하는 사람, 술주정으로 국민에게 충격을 준 사람, 임기 6개월을 남겨놓고 의원직을 사퇴한 사람, 이권에 개입했다가 수사를 받은 사람, 감사원 감사에 걸려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 등등 부적절한 정치인이 꽤 있다.
김성수 의원은 2월6일 ▲당기여도 ▲여론조사 ▲지역발전기여도 ▲도덕성 ▲전문성 등을 공천기준으로 제시했다. 한나라당 중앙당도 3월11일 당적 이탈·변경자, 부정비리 관련자 등을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들이 유력 공천예정자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예비후보자들의 입에서 비중 있게 나오는 블랙코미디 같은 말이 두가지 있다. ‘우리는 토사구팽 당한 들러리다.’ ‘선거법 등 실정법을 위반하고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으로 이적한 철새 국회의원에게 공천을 신청한 우리 자신이 부끄럽고 한심하다. 그는 공천기준에 미달될 것이다.’
특히 김성수 국회의원 당선에 공을 세운 사람들은 “2년 뒤에는 낙선운동을 하거나 공천을 못받게 하겠다”고 이를 간다. 아직 사냥은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지금부터가 진짜 사냥이라는 사람도 있다. 후보가 넘치는 지방선거에 김성수 의원이 어떤 묘수를 던질지 궁금하다. 3월14일 진행되는 양주시장 후보 토론회 수준으로는 부족하다. 요식행위식으로 판을 짜놓고 토끼몰이 하다가 사냥개들에게 물리지는 않을까?